[화제의 책]특이점이 온다

[화제의 책]특이점이 온다

 인간의 손 벗어난 문명 탄생 예고!

  특이점이 온다

 레이 커즈와일 지음, 김명남·장시형 옮김, 김영사 펴냄, 3만5000원.

 스티븐 스필버그 영화 ‘AI’처럼 인간과 기계가 하나가 된다. ‘매트릭스’처럼 진짜 현실과 가상 현실의 뚜렷한 경계가 사라진다. ‘인류가 생물학을 초월할 때’라는 원 부제가 잘 말해 주듯이 이 책은 과학기술을 통해 생물학적 인간이라는 본연의 조건마저 뛰어넘을 미래를 내다본다. 바로 그 초월점이 ‘특이점’이다. 과학에서 빌러온 이 단어는 꽤 생경하지만, 여러 미래학자들이 쓰는 용어다. 한마디로 정의하면 ‘가속적으로 발전하던 과학이 폭발적 성장의 단계로 도약함으로써 완전히 새로운 문명을 낳는 시점’이다.

 이 책은 세계적 미래학자 커즈와일의 미래예측서다. 이 책에서 저자는 기술이 인간을 뛰어넘어 새로운 문명을 생산해갈 시점을 지칭하는 ‘특이점’이라는 용어를 강조하며 특이점이 나타날 시기를 예측하고 각종 기술 진화에 따른 변화와 그에 따른 혁명과 특이점이라는 변화가 인간과 전쟁, 우주의 지적 운명에 미칠 영향들을 제시하고 있다. 나아가 저자의 주장에 대한 반론을 다시 비판하는 내용을 담아 다양한 시각을 엿볼 수 있다.

 이러한 근거로 저자는 GNR(유전공학, 나노기술, 로봇공학 및 인공지능) 혁명과 ‘기술 가속의 법칙’을 든다. 유전공학을 통해 생물학의 원리를 파악하고, 나노기술을 통해 그 원리를 자유자재로 조작하게 되면 이미 인간은 물질적으로 신과 다름없는 존재가 된다. 여기에 쐐기를 박는 것이 강력한 인공지능이다. 인간의 지적 수준에 맞먹는 인공지능이 등장하면, 그로부터 인간을 넘어서는 인공지능이 등장하는 건 순식간이다. 물질계를 전적으로 통제하며 인간을 넘어서는 인공지능이 있다면, 문명은 생물학적 인간들의 손아귀를 벗어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빌 게이츠, 빌 조이 등 우리 시대의 기술, 나아가 문화와 사회를 이끌어가는 리더들이 커즈와일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사실은 많은 점을 시사해 준다.

김현민기자@전자신문, min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