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LCD업체 실적 상반기 바닥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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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U옵트로닉스(AUO), 치메이옵토일렉트로닉스(CMO) 등 대만 LCD패널 1·2위 업체가 당초 올해로 계획한 7세대 신규 투자를 미루고,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작년보다 50∼70% 크게 낮출 전망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7세대 투자를 완료한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LPL) 등 한국 업체들이 올해에도 40인치 이상 대형 TV패널 시장의 주도권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정상을 다투는 삼성전자와 LPL이 올해 설비투자를 크게 줄이기로 한 데 이어 대만 업체들도 보수적인 투자로 돌아서면서 LCD 공급증가 둔화로 인한 공급과잉 현상도 빠르게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AUO와 CMO가 지난해 3분기 발표한 2007년 설비투자 계획을 최대 50%가량 삭감하는 설비투자 수정안을 수립, 내달 기업설명회에서 발표할 계획이다. CMO가 올해 계획한 7세대 투자를 1년 가까이 연기한 데 이어 AUO도 7세대 2라인 투자를 내년 초로 미루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기 때문이다.

 AUO코리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당초 27억달러로 잡은 올해 설비투자액이 7세대 2라인 투자 순연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7세대 라인 하나에 1조원에서 1조5000억원이 투입되는 것을 감안하면 감소액은 10억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LPL은 이에 앞서 기업설명회에서 올해 설비투자액을 작년보다 각각 44%(15억달러), 67%(10억달러) 줄여 발표했으나 삼성전자는 S-LCD 시설투자액(5000억원)을, LPL은 투자 시기가 확정 안 된 5.5세대 투자액을 제외해 향후 금액이 늘어날 수도 있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AUO와 CMO가 지난 3분기 발표한 24억∼27억달러 규모의 올해 설비투자액은 12억∼17억달러로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는 지난해 35억달러(AUO)와 30억달러(CMO)에 이른 설비투자액보다 절반 또는 3분의 1가량 급감한 수치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금액이 줄어들면서 당분간 설비투자는 기존 라인 보완에 집중, 대만 업체들의 대형 TV패널 공급량 증가는 크게 둔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 대만 업체로는 처음으로 7세대 1라인을 가동한 AUO의 경우 연말까지 월 생산량이 겨우 1만장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올해 대만의 7세대 라인 생산량 증가는 AUO 7세대 1라인 증산량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에 지난해 초 삼성전자에 이어 지난해 말 LPL의 7세대 증산투자가 완료됨에 따라 올해 40인치 이상 TV패널 시장에서 한국과 대만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민후식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올해 대만 LCD 업체들의 7세대 신규라인 투자가 거의 없어 내년까지 기존 라인으로 공급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며 “40인치 이상 패널의 공급과잉이 크게 해소돼 계절적 비수기인 올 상반기를 바닥으로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한국 LCD 업체들의 실적이 갈수록 호전되는 U자형 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