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코드분할다중접속(WCDMA) 기술을 둘러싼 ‘로열티 전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퀄컴과 주요 단말기 업체가 로열티 규모를 놓고 힘겨루기를 벌이는 가운데 WCDMA 로열티 비중이 다른 통신 기술과 비교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 업체 ABI리서치는 ‘휴대폰 로열티 현황’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GSM·CDMA·HSDPA·와이맥스 등 통신 분야 주요 지식재산권(IP)에 따른 단말기 로열티를 조사한 결과, WCDMA가 9.4%로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WCDMA는 전 세계적으로 이제 막 서비스를 시작한 3세대(G) 대표 통신표준의 하나다.
스타우트 카로우 연구원은 “평균적으로 단말기 업체가 수용할 수 있는 로열티 수준은 5% 정도인데 WCDMA는 9.4%로 상당히 높은 편”이라며 “많은 로열티가 CDMA 휴대폰 시장 성장의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ABI리서치는 지난해 WCDMA 로열티 규모는 25억달러였으며 2011년 전체 휴대폰 시장의 로열티 규모는 100억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
<뉴스의 눈>
CDMA 로열티 공방은 이미 ‘해묵은 과제’다. 우리는 퀄컴과 함께 CDMA를 첫 상용화했지만 막대한 로열티로 ‘속 빈 강정’이라는 비판을 오래 전부터 받아 왔다. 기존 CDMA뿐 아니라 대표 3G 규격의 하나인 WCDMA 분야에서 이런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미 퀄컴 폴 제이콥스 CEO는 지난해 열린 서울 디지털포럼에서 “WCDMA와 CDMA는 같은 기술이라며 로열티 구조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비싼 로열티 때문에 발생하는 가장 큰 문제는 시장 확대가 힘들다는 점이다. 다양한 제품 라인업 구축은 물론 가격 조정도 쉽지 않다. 실제 노키아는 지난해 산요와 CDMA 휴대폰 합작사 설립을 중단하면서 그 배경으로 퀄컴의 비싼 로열티를 꼽았다. 노키아는 원래 산요와 합작을 통해 인도·중국 등 신흥시장에 수출할 CDMA폰을 생산할 계획이었지만 터무니없이 높은 로열티 부담으로 수익성이 없다는 판단에서 GSM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시장조사 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스틱스(SA)에 따르면 지난 2002년 GSM 방식은 전 세계 통신 시장의 비중이 64%였지만 올해는 80%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CDMA는 2002년 18.0%에서 2007년 18.2%에 머물러 사실상 정체 상태를 보일 전망이다. 결국 퀄컴은 ‘3G 시대’에서도 시장을 키우기보다는 자기 이익에만 몰두해 CDMA 시장 자체를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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