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만화가 제대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센터가 적극 나서 만화 문화를 이해시키고 산업적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올해로 개소 10주년을 맞는 부천만화정보센터의 신임 이사장으로 부임한 조관제 이사장(60)은 “부천만화정보센터를 ‘만화산업과 문화 활성화의 중추’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 1973년에 창작활동을 시작해 올해로 만화가 데뷔 34년째를 맞는 조 이사장은 굿모닝 여의도, 샐러리맨 성공보감 등을 매주만화, 주간만화, 토요만화 등에 연재했다. 또한 왕성한 창작활동만큼이나 만화의 문화·산업적 가치를 높이는 데 앞장 서 왔다. 그는 만화 산업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대다수의 사람들이 술은 돈 내고 사먹으면서 문화 향유에 돈 쓸 생각은 하지 않는 우리 문화의 ‘천박함’에 대해 질타했다.
“언제부터인가 ‘문화가 공짜’라는 인식이 생겼어요. 온라인에서 인기 좋은 만화라 해도 그것이 책으로 출간됐을 때 판매 부수가 인기에 정비례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조이사장은 “만화적 사고가 여유있는 사회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며 “무엇보다 만화가들이 소장하고 싶은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여건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그가 만화의 저변 확대를 위해 첫 손가락에 꼽은 과제는 온라인 만화잡지인 ‘코믹타운’의 성공적인 정착이다.
조 이사장은 “만화계의 생존을 걸고 있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향후 6개월 동안 적극적으로 보완해서 코믹타운에서 우리 만화의 살길을 찾는 데 경주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11월 문을 연 코믹타운은 한국만화가협회, 우리만화연대,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등이 참여해 온라인 만화 유통 구조 개선과 만화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만든 사이트다.
조 이사장은 만화정보센터가 만화가와 산업 간의 연계를 돕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데도 힘쓸 계획이다.
그는 “만화가들이 행정적인 측면이 약해 기업에서 캐릭터 계약을 위해 두꺼운 법률 서류를 들고 가면 질려버리는 경향이 있다”며 다른 사업과의 연계가 활발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한다.
조 이사장은 “앞으로 센터가 만화의 사업적 이용에 필요한 법률 문제를 중간에서 해결해 만화가와 업계가 상호 신뢰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젊은 작가들이 게임 원화가 등 만화 외에 다른 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 자기만의 독특한 캐릭터를 개발하는 것도 큰 자원이 된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는 “이들의 활동이 만화를 산업과 연계해 만화를 넘어 만화 문화를 알리는 전문가의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 설명한다.
이수운기자@전자신문, p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