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명한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는 최근 출간된 저서 ‘부의 미래’에서 기업이 어떻게 ‘부의 미래’를 다시 쓸 수 있는가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그는 이 책에서 지식혁명이 불러올 미래가 시간·공간·지식에 의해서 좌우될 것이라고 본다. 특히 그는 오늘날 세계 여러 나라가 직면하고 있는 위기 상황은 경제 발전의 속도를 제도와 정책이 따라가지 못하는 ‘속도의 충돌’, 즉 시간의 문제라고 진단한다. 기업은 100마일의 속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학교는 10마일의 속도로 느리게 변화하기 때문에 여기에서 오는 속도의 충돌이 지식 기반 사회로의 발전을 저해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만약 앨빈 토플러가 지금 우리나라 이러닝의 발전상을 좀더 연구했더라면, 그가 말한 경제 발전과 제도 사이의 변화 속도의 차이가 이미 많이 좁혀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을 것이다. 흔히 변화에 가장 둔감하다고 여겨지는 교육이 IT와 결합한 형태인 이러닝을 통해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유무선 인프라를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정보통신산업을 국가 경제성장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삼는 등 이러닝이 발전하기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 우리 GDP의 16%, 전체 경제성장률의 40%, 전체 수출의 3분의 1 이상이 ‘지식’에서 창출되었다는 것은 우리나라가 산업화에는 뒤졌지만 지식에 기반을 둔 정보화에서는 세계를 이끌어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닝을 통한 지식의 유통 속도는 매우 빨라지고 있다. 수능이나 토익 등의 시험을 치른 후 몇 분 지나지 않아 이러닝 사이트에서 정답은 물론이고 문제해설에서부터 각종 분석 자료까지 즉각적으로 얻을 수 있다. 각종 멀티미디어 환경을 통해 미국 등 원어민 강사와 얼마든지 대화를 나누며 회화 공부를 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돼 있다. 또 요즘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관심사가 같은 사람들이 만나서 지식을 공유하고, 새로운 지식을 축적해 나가는 것이 흔한 일이 됐다. 블로그의 활성화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나 유명 인사와의 교류를 가능하게 했고, 지식의 공유와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지식정보의 유통 속도만 빨라진 것은 아니다. 피교육자가 자신에게 맞춰 강의의 속도를 조절할 수도 있고 자신에게 난이도가 맞는 강좌를 선택할 수도 있다. 심지어 자신에게 필요한 교육 내용을 선택하는 것도 가능하다. 여기에 ‘지식’에 접근하기 위해 허비해야 했던 불필요한 시간을 줄이는 것도 교육의 속도를 가속화한다.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 접속을 통해 정보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교육 장소로 가기 위한 시간이 줄어들었으며, 여러 사람이 한 장소에 모일 때까지 기다릴 필요도 없어졌다. 다시 말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는 ‘유비쿼터스’ 환경이 교육 분야에서도 실현된 것이다.
이처럼 이러닝은 시공간을 초월해 교육의 속도를 가속시키고 있다. 앞으로도 교육과 경제 발전의 속도 차이는 점점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된다. 지식사회가 요구하는 경쟁력 있는 인재는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으며, 지식사회는 점차 빠른 속도로 인재를 요구하고 있다. 이러닝을 통해 빨라진 교육의 속도는 무엇보다 지식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를 빠른 속도로 길러낼 수 있다는 것에 가장 큰 의미가 있다. 앞으로도 교육은 지식사회의 인재를 지속적으로 길러낼 수 있도록 재빠르게 변신해가야 할 것이고 이러닝은 그 변화의 속도를 선도하는 역할을 자임하게 될 것이다.
◆김영순 <크레듀 사장> mryoung@cred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