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공인전자문서보관소 사업 전망과 과제

[ET단상]공인전자문서보관소 사업 전망과 과제

올해 전자문서 시대가 본격 개막된다. 공인전자문서보관소 제도에 따라 조만간 보관소 사업자도 최초로 탄생될 전망이다. 공인전자문서보관소는 전자문서를 안전하게 보관하고 전자문서의 내용 및 송수신 여부 등을 증명해주는 신뢰할 수 있는 제3의 기관으로서, 정부가 공인하는 시설에 전자문서를 보관하면 종이문서 없이도 원본의 효력을 인정받게 된다.

 공인전자문서보관소가 시행되면 종이문서의 생성·보관·유통·폐기에 소요되는 막대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업무 프로세스 자체가 전자화됨으로써 사무실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제고할 수 있다. 현재 종이문서 제작·인쇄·운송·보관 관련 기업지출이 연간 총비용 27조원에 이른다. 초기 공인전자문서보관소 사업의 주 고객인 은행·보험·카드 등 금융권에 대한 종이문서 대체 시장만 1조원 이상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뿐만 아니라 기업 간에 중요한 문서를 직접 전달할 필요가 없어지는 한편, 전자결재시스템을 갖추지 않더라도 전자문서를 안전하고 쉽게 보관·전달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대출계약서, 보험증권 등 중요 문서를 공인전자문서보관소에 보관해 언제든지 인터넷을 통해 열람할 수 있고 증명서도 발급받을 수 있다.

 정부도 공인전자문서보관소 제도 시행을 위한 기반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지난 2005년 3월 전자거래기본법 개정을 통해 공인전자문서보관소 제도를 도입한 이후 시행령·시행규칙 개정, 보관소 시설·장비, 업무준칙 고시 공포 등에 이르는 제도 설계를 거의 완료하고 공인전자문서보관소 사업자 지정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러면 향후 공인전자문서보관소 사업 활성화를 위해 극복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가. 관련업계 전문가들은 우선 공인전자문서관련 특허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공인전자문서보관소 기반 사업에 대한 특정 민간기업의 특허화 및 독점적 이윤추구는 향후 보관소 사업의 공공성과 신뢰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공공 관리감독기관에서 보관소를 포함한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포괄적 특허를 관리하고 특정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타당성 여부를 인정하는 방식을 통해 관련 산업 활성화를 도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한다.

 둘째, 기술 표준화 및 관련법 개정 관련 사항이다. 정부는 정책수립 및 기술표준 개발, 사업자 심사를 함께 수행함에 따라 빠르고 다양한 기술 트렌드에 발맞춰 나가기 위한 관련 조직 및 인원 확충이 필요하다. 또 보관소 외에도 현재 전자문서 관련 서비스가 다양하게 혼재하기 때문에 정부의 법안이 상충되는 경우 관련법 개정에 많은 시일이 소요될 수 있다. 따라서 관련 부처 간에 신속하고 긴밀하게 조율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셋째, 전자문서 서비스에 대한 사업대가기준(요금체계)안의 마련이다. 사업대가기준은 사업자마다 많은 편차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보관소 비즈니스 모델의 주요 요소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보편적으로 타당하게 적용되는 유형별 대가기준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공인전자문서보관소 사업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전자문서보관소 관련 독립사업자 및 솔루션 공급자들은 무엇보다 전자문서 관련 사업을 조기에 안착시키고 시장 활성화를 위해 상호협력해야 한다. 또 공적 이익을 위한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새로운 패러다임 도입에 대한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며, 아울러 해외진출 및 국제 표준화 작업에도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해 나가야 할 것이다.

 공인전자문서보관소 사업은 올해 금융권을 중심으로 초기 도입단계를 거쳐 오는 2010년께 통신·병원·제조업 등의 분야로 수요처가 확대되는 안정·정착단계에, 그후엔 개인 서비스 대중화와 활발한 해외수출 등 응용 서비스 중심의 본격적인 확산·성숙단계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상황 속에 최근 공인전자문서 산업의 건전한 발전과 전자문서보관소의 이용 촉진을 통해 전자문서 관련 산업을 진흥시키기 위한 범업계 차원의 한국전자문서산업협회가 출범했다. 협회는 앞으로 전자문서산업 진흥을 위한 제도연구 및 정책건의, 전자문서산업 현황 및 관련 통계조사 등 사회 전반적인 전자문서 사용 활성화에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IT 인프라를 활용해 세계 최초로 시행하는 공인전자문서보관소 제도로 곧 전자문서 시대가 활짝 열리기를 기대해본다.

◆류필구 <한국전자문서산업협회장> pkryou@hyos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