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포럼]기술과 마케팅

[리더스포럼]기술과 마케팅

디지털 시대의 기술 변화는 끊임없이 지속되고 있고, 기업은 살아남기 위한 무한 경쟁을 하고 있다. 끝없는 기술 전쟁 속에서 우리의 살길은 성장 동력의 계속적인 발굴과 이를 세계의 표준에 맞춰 먼저 상품화하는 일이다. 다시 말해서 기회선점은 매우 중요한 전략이다. 더욱이 기술은 컨버전스 융합의 시대로 들어가면서 누가 먼저 소비자의 욕구에 맞게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개발하느냐에 달려 있다.

 우리나라는 10년 전 세계 최초로 코드분할다중접속(CDMA)방식의 이동통신 서비스로 상용화를 시작했지만 당시만 해도 성공 여부는 미지수였다. 정부의 정책과 국책 연구소 그리고 이를 상용화하는 해당 기업이 사활을 걸고 연구한 끝에 성공해 현재는 세계 이동통신 가입자의 14%가 사용하고 있다. 또 우리나라는 CDMA 통신장비와 단말기 시장에서 주도적인 국가로 자리 매김했다.

 인터넷 사용 인구가 75%를 넘어 새로운 생활의 패러다임을 형성해가고 있다.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수가 전체가구의 83% 수준을 넘어섰다. 3G 휴대폰과 DMB·와이브로 등은 우리나라 대표적인 선도 기술 중 하나이기도 하다. 반도체·휴대폰·LCD로 대표되던 그간의 수출 주력상품이 전자 정보 솔루션, 통신 서비스, 디지털 콘텐츠, 게임 등으로 다원화하고 있다. 텔레매틱스 기능과 홈 오토메이션, 금융 단말기 기능 등을 융합한 단말기도 나오고 있다. 휴대폰은 단순히 통신용 단말기가 아니라 삶의 필수적인 수단이 됐으며 방송·인터넷·통신 기능이 융합되는 트리플서비스가 가능한 단말기로 진화되고 있다.

 우리는 와이브로·DMB 등 새로운 서비스를 다른 나라에 앞서 상용화했다. 이러한 성장동력 기술은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 마케팅의 꽃을 피울 때 진정한 경쟁력의 핵심으로 자리 매김할 수 있다. 이 같은 새로운 서비스는 많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 만큼 무한한 잠재력이 있으며 이를 위해 우리는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각 국 간 기술경쟁도 치열하고 후반국가들의 거센 추격도 받고 있다. 따라서 신기술 개발과 첨단 제품 생산 등에 주력하지 않으면 외국과의 기술격차를 벌릴 수 없다.

 세계는 한국이 최초로 상용화하는 와이브로서비스를 눈여겨보면서 자국 시장에서의 마케팅 가능성도 타진하고 있다. 앞으로는 광대역 네트워크(BcN)와 유비쿼터스 디지털 홈네트워크 서비스의 확산과 전자태그(RFID) 시장도 활성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가 먼저 세계 표준화에 주도적 위치를 갖고 상품화를 주도할 때 제2의 IT 블루오션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핵심기술이 외국에서 개발된 것이라 하더라도 우리는 응용기술을 개발하고 상용 제품을 먼저 만들었을 때 시장에서 꽃을 피울 수 있다. 정부는 이미 u-IT839 정책을 입안해 미래 성장 동력으로 방향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제한된 기술 인력과 자본을 최대한 활용해야 하며 이를 위해 산·학·연이 힘을 모아야 한다. IT는 수명주기가 짧고 발전 속도가 빨라 적기에 기술을 사업화하지 못하면 R&D 결과가 사장될 우려가 크다. 실제 통계에서 보면 국내 R&D 결과물의 사업화 성공률은 10∼30% 수준으로 미국의 30∼50%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IT와 시장 경쟁력이 새로운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의 지름길이다. 새로운 기술 경쟁에서의 우위 확보,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는 인재 양성, IT산업의 지속성장을 위한 토양을 끊임없이 조성해야 한다. 요즘 환율 변화와 유가, 인건비 및 관리비 상승 압박은 악재인 것만은 틀림없다. 이 같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10년 후 우리의 먹거리와 시장을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것만이 다이내믹 u-Korea를 실현하는 지름길이다.

◆권혁조 광운대학교 정보통신대학원장 hjkwon@gw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