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불법 게임아이템 거래 뿌리 뽑아야

 문화관광부가 소위 ‘작업장(여러 사람이 모여 온라인게임 아이템을 육성·채집해 부당 이득을 취하는 조직)’에서 만들어진 게임 아이템을 환전해주거나 거래하는 행위를 강력히 규제키로 했다. 또 웹보드게임의 게임머니를 중개·환전해주는 사업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문화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게임산업진흥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새로 마련해 다음주 입법예고한 후 4월 시행할 예정이다. 정부의 이 같은 방침은 게임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조치다. 그동안 아이템의 현금거래 규제 방안을 놓고 온라인 게임사업자, 아이템 중개거래사이트, 시민단체 등 이해당사자 간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했기 때문에 정책을 수립하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그나마 이번에 규제의 근거가 마련돼 다행스럽다.

 그동안 아이템 중개거래사이트와 ‘작업장’의 문제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됐다. 아이템 현금거래 규모가 8000억원을 웃돌 정도로 커졌으며 이 가운데 6600억원 정도가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중개거래사이트를 통해 이뤄졌다. 이들 중개거래사이트와 ‘작업장은 그동안 법의 허점을 악용해 기승을 부렸다. 공식적으로 정부가 확인한 중개거래사이트만 130여개에 이른다. 전체 거래 사이트 중 상위 3개 중개사이트에서 실제 현금거래의 90% 이상이 발생하고 있으며 거래건수의 80%가량이 작업장에서 만들어지고 있다는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의 실태조사 결과는 아이템 거래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들 작업장은 수십명의 직원을 고용하거나 아이템을 자동으로 생성하는 자동 사냥 프로그램을 가동해 게임 아이템을 생산 유통해왔다. 물론 해킹 행위도 공공연히 이뤄졌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들 작업장중 상당수가 인건비와 운영비가 저렴한 중국에 소재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작업장에서 만들어진 아이템들은 중개사이트를 통해 현금화된 후 환치기 수법으로 중국에 다시 유출되어 국부 유출의 원인이 됐다. 게다가 일부 음성적인 거래 사이트들은 아이템 거래 중개 행위를 통해 막대한 수수료를 챙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아 국민의 지탄을 받았다.

 정부가 이번에 마련한 규제책은 불법적인 중개거래 사이트와 ‘작업장’의 문제를 법률적인 테두리안으로 끌어들여 게임 산업의 건전성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개인 간 아이템 거래 허용 문제는 여전히 미묘한 문제로 남아 있다. 문화부는 현재 개인 간에 직접적으로 이뤄지는 아이템 거래를 포괄적으로 허용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개인 간 거래는 순수한 개인 간 거래인지 아니면 개인을 위장한 기업형 거래인지를 구분하기 힘들다. 개인과 기업형(작업장) 거래를 구별할 수 있는 검증시스템이 존재하지 않는데다, 기업형 거래와 개인 간 거래의 경계선을 어떻게 만들지도 애매하다. 개인 간 거래에 너무 관대한 시각을 유지함으로써 악덕 사업자가 활개치는 일이 없도록 서둘러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