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년엔 아톰이 지구를 지킬까?
로봇, 인간을 꿈꾸다
이종호 지음, 문화유람 펴냄, 1만2500원.
“달려라 달려 로보트야∼ 날아라 날아 태권 브이∼”
어렸을 적에 이 노래를 부르면서 친구들과 골목을 누비며 뛰놀았던 향수는 아마 30·40대면 누구가 가지고 있을 것이다. 어릴 적 우리 기억 속에 뚜렷이 남아 있는 ‘로보트 태권V’ 복사본 필름이 영화진흥위원회 창고에서 발견돼 3년간 디지털 복원 작업을 거쳐 지난달 재개봉됐다. 30·40대의 향수를 불러일으켜 개봉 약 4주 만에 전국 66만 관객을 끌어 모았다. 역대 한국 애니메이션 흥행 1위에 올라선 기록이다.
‘로보트 태권V’가 태어난 지 30여년이 지난 지금, 로봇은 애니메이션 속의 주인공만은 아니다. 로봇이라는 말은 1920년 체코슬로바키아의 극작가 카렐 차페크가 발표한 희곡 ‘로섬의 만능로봇’에서 처음 등장한 이래 이미 우리의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다.
우리는 로봇 하면 영화나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터미네이터, 태권V, 아톰의 이미지를 떠올린다. 하지만, 의사의 손을 대신해서 메스를 든 ‘다빈치 시스템’, 우주 공간에서 승무원을 대신해 활동하는 ‘로보넛’, 화성을 탐사하고 있는 ‘스피릿’과 ‘오퍼튜니티’, 지뢰를 탐지하고 제거하는 ‘롭해즈’, 병사 대신 휴전선을 지키는 ‘이지스’ 등 로봇의 활약은 무궁무진하다. 현재 인간과 비슷하게 발로 걷고 계단을 오르내리고 뛸 수 있는 로봇은 우리나라의 ‘휴보’와 일본의 ‘아시모’ 등이 있지만 아직은 어색하다.
아직까지의 로봇은 인간의 손에 의해 움직이지만, 영원히 로봇은 인간의 손 아래에만 있을 것인가. 2005년 5월 영국의 ‘가디언’은 세계 유명 과학자 10명이 예상한 21세기 인류를 종말에 이르게 하는 최대 위협 10가지를 발표했다. 과학자들은 ‘로봇의 반란’을 여섯 번째로 꼽았는데 2050년이면 인간의 지적 능력을 지닌 로봇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컴퓨터의 눈부신 발전과 비교하면 로봇의 발전은 아직 더디다. 그것은 로봇의 인공지능, 즉 두뇌를 아직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신화 속에 등장하는 청동 괴물부터 최첨단 나노 로봇까지 로봇의 모든 것을 살펴보고 있다. 공상과학 영화와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로봇이 실제 등장하지 못하는 이유를 다양한 과학적 근거를 들어 설명해 주고, 실현 가능성을 알아본다. 그리고 로봇의 인공지능이 인간의 두뇌를 뛰어넘어 영화에서처럼 과연 반란이 가능한가에 대해 생각해 본다. 100여장의 다양한 로봇 이미지를 넣어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인간의 상상 속에서 나온 로봇이 어디까지 진화할 수 있을까? 인간을 닮은, 인간을 능가하는 로봇이 아직 나타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라는 의문을 가지고 있는 독자에게 한번쯤 권하고 싶은 책이다.
김현민기자@전자신문, min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