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자부품 구매 계획 살펴보니…

‘2007년 주요 전자업체의 부품 구매 계획 설명회’가 한국전자산업진흥회 주최로 15일 서울 구로동 한국산업기술시험원에서 열렸다.
‘2007년 주요 전자업체의 부품 구매 계획 설명회’가 한국전자산업진흥회 주최로 15일 서울 구로동 한국산업기술시험원에서 열렸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품목별 전자부품 구매계획

15일 오후 2시 서울 구로동 한국산업기술시험원에서 대·중소기업 협력확대의 일환으로 한국전자산업진흥회(회장 윤종용)가 마련한 전자부품 구매계획 설명회가 성황리에 열렸다. 전자부품업체 140여개사가 참여한 이번 행사에서는 삼성전자·LG전자·대우일렉·인켈·삼보컴퓨터 등 주요 5개 전자업체의 전자제품 생산 목표와 전자부품 구매 계획이 발표됐다. 이날 행사에는 산업자원부가 올해 디지털산업 전망과 정책지원 방향 등을 제시했다. 주요 대기업 2·3차 협력업체와 전자부품 전문업체의 올해 사업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주요 발표 내용을 요약한다.

◇총 구매액은 3.2% 증가한 37조5000억원=올해 국내 주요 5개 전자업체의 부품구매량은 총 37조5393억원 규모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에 비해 3.2% 늘어난 규모다. 부문별로는 휴대폰용 부품이 16조3269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LCD·PDP 패널용 부품이 7조7981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모니터를 포함한 TV용 부품 구매 계획은 3조4405억원, HDD용이 2조7508억원 등이다.

전년에 비해 구매가 들어날 품목으로는 셋톱박스용 부품이 66.4%의 성장률로 가장 높았다. HDD용(36.9%)과 프린터(23.1%)용 부품 등도 고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다. 반면 TV용 부품 구매는 22.0% 줄어들고 VCR(-15.5%), DVDP(-68.6%), 오디오(-10.0%), 청소기·전자레인지(-7.8%) 용 부품 구매도 전년보다 감소할 분야로 꼽혔다. 휴대폰용(7.2%)과 에어컨용(6.0%), PC용(1.9%) 등도 소폭 구매 확대가 예상됐다.

한편, 5개 전자업체의 올해 생산규모는 62조6556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 가운데 수출은 41조6379억원, 내수판매는 11조181억원으로 추정됐다. 금액 기준으로 생산은 2.7%, 수출은 2.4%, 국내판매는 4.0% 늘어난 수준이다.

◇삼성 23조원, LG 13조원 부품 구매=삼성전자는 올해 전년보다 2.5% 증가한 23조3263억원의 전자부품 구매 계획을 밝혔다. LG전자는 4.6% 증가한 12조9568억원의 부품 구매를 계획하고 있다. 단순 부품구매 증가율에서는 LG전자가 높지만 절대 구매 규모에서는 삼성전자의 비중이 월등하다. 삼성전자·LG전자 양사는 종합 전자산업 대표 업체답게 TV와 모니터·휴대폰·냉장고 등은 물론 셋톱박스·광기록재생장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부품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대우일렉은 1조302억원의 구매계획으로 전년에 비해 2.1%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대우일렉의 부품구매 대상은 TV·DVDP·냉장고·전자레인지·세탁기 등 백색 가전이 주를 이뤘다.

이밖에 삼보컴퓨터는 전년보다 15.0% 늘어난 1585억원의 공격적인 부품구매 계획을 밝혔다. 이는 모니터·프린터·복합기 등 완제품을 제외한 PC에서의 수요만 잡은 것이다. 오디오·통신중계기 중심의 이트로닉스는 6.9%늘어난 673억원의 전자부품 구매계획을 내놨다.

전자산업진흥회 김현기 차장은 “5개사 모두 전년보다 많은 전자부품 구매 계획을 밝힌 것에 의미를 둘 수 있다”며 “획기적인 수요 확대는 없지만 대기업의 안정적인 전자부품 구매 확대는 중견·중소 부품업체의 사업 안정화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국산 부품의 구매비중은 65%=주요 5개사는 올해 전자부품 도입 목표 가운데 65.0%는 국내에서, 35.0%는 수입에 의존할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부품 구매 비중이 높을수록 국내 2, 3차 협력업체의 공동 수혜를 예상할 수 있다. 전자산업진흥회는 지난해 국내 부품조달 비중은 61.5%였다고 설명했다.

부문별로 내수 조달비중이 높은 품목은 냉장고(82.2%)와 TV(79.5%), LCD·PDP 패널(76.6%), 청소기·전자레인지(76.5%) 세탁기(75.8%) 등이었다. 반면 HDD(12.9%)와 셋톱박스(23.6%), PC(28.5%), VCR(30.0%) 분야에서는 국내 조달보다는 해외 부품 구매 계획이 월등히 높은 분야였다.

기업체별로는 삼성전자가 전체의 65.3%에 해당하는 15조2403억원의 국내 부품 조달계획을 밝혔다. LG전자는 63.2%인 8조1869억원의 전자부품을 국내에서 조달한다는 목표다. 대우일렉과 인켈은 각각 82.2%, 80.4%에 해당하는 전자부품을 국내에서 사들일 것이라고 밝혀 상대적으로 국산 부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반면 PC 위주의 삼보컴퓨터는 해외조달 비중이 60.0%에 달할 것으로 조사됐다.

김승규기자@전자신문, seung@

◆산자부 발표내용 요약

: 산업자원부 디지털융합산업팀 고승진 서기관

‘융(融)의 시대’ 도래와 국제 환경규제 강화, 중국의 추격 가속화 및 신흥시장 부상 등이 앞으로 디지털전자산업을 주도할 주요 트렌드로 꼽혔다.

이날 행사에서 산업자원부 디지털융합산업팀 고승진 서기관은 ‘디지털전자산업의 주요 9대 트렌드와 이에 따른 5 가지 정책방향’을 발표했다.

고 서기관은 전자산업의 9대 트렌드로 △개방과 협력의 확대 △전략적 제휴와 빅 인수합병(M&A) 확산 △중국 추격 가속화 및 포스트 브릭스시장 부상 △밸류 체인이 제조에서 R&D와 서비스로 전환 △환경규제 및 환경윤리 강화 △국제특허분쟁의 확대 △표준환경의 변화 △융의 시대 도래 △개별 고객이 중시되는 롱테일 경제 등을 꼽았다.

고 서기관은 “오는 2015년경 중국의 디지털 전자산업이 생산량·생산액 기준 세계 1위 국가로 부상하고 터키·베트남·태국(TVT)과 인도네시아·멕시코 등이 우리 전자산업의 새 수요기반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향후 디지털산업의 주도권이 조립·가공에서 R&D와 디자인·브랜드·특허권·표준 등으로 전환될 수 있어 이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산자부는 이같은 트렌드에 맞춰 △한미 FTA를 산업구조 고도화 계기로 활용하고 △디지털 융합 신산업 기반 확충 △차세대 성장동력의 조기 산업화 △전통산업의 고부가가치화 △특허분쟁 및 환경규제 대응능력 강화 등을 주요 정책방향으로 꼽았다.

고 서기관은 “한미 FTA를 통해 비교우위 품목의 성장 모멘텀을 유지하고 취약한 분야의 기술경쟁력 강화를 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국제 특허분쟁 및 환경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력 확보와 대응 조직 보강도 주요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