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빌 게이츠 공개 무대서 `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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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세계 IT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을 꼽으면 단연 마이크로소프트(MS) 빌 게이츠 창업자와 애플 스티브 잡스 CEO다. 하지만 불행히도 이들 두 사람이 직접 만난 적이 드물다. 게다가 공통의 사안을 놓고 일대일 토론을 벌이는 모습은 쉽게 상상이 가지 않는다.

‘영원한 맞수’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가 공개 무대에서 만난다. 두 사람은 월스트리트저널 주최로 다음달 29일부터 31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리는 ‘D(디지털) 컨퍼런스’ 행사에 나란히 참석할 예정이다. PC전문 매거진 맥월드는 기조 연설자가 아닌 두 사람이 직접 대면하는 형태로 만나기는 지난 97년 MS와 애플이 제휴하면서 영상을 통해 만난 후 무려 10년 만이라고 소개했다.

‘장외’가 아닌 ‘무대’에서 만나는 이들 IT 거물은 디지털 혁명의 배경에서 현주소, 두 회사의 전략까지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열띤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MS와 애플은 운용체계(OS)에서 MP3까지 각 분야에서 서로 치열하게 경쟁하는 점을 고려할 때 갑론을박이 예상된다. 주최 측은 “리허설도 없다, 대본도 없다, 오직 무대 위에서 승부만 있을 뿐”이라며 두 사람의 흥미진진한 대담 소식을 전했다.

공교롭게 55년생 양띠 동갑내기인 두 사람은 IT업계를 대표하는 양대 CEO지만 너무나 다른 길을 걸어왔다. 빌 게이츠는 지난 75년 MS를 창업한 이후 뛰어난 사업 수완을 발휘하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왔다면 스티브 잡스는 항상 그늘 속에서 지내왔다.

잡스는 76년 애플을 창업한 이후 독특한 철학으로 일관하면서 신기술을 주도했지만 자신이 창업한 애플에서 쫓겨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결국 애플CEO로 다시 복귀하면서 미국 시장 80%를 점유한 ‘아이팟’으로 애플 신화를 새로 쓰며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최강자로 올라섰다.

반면 게이츠는 명석한 두뇌만큼이나 경영에서도 뛰어난 수완을 발휘했다. 모든 사업에 공격적으로 나서 소프트웨어 중심에서 게임기·MP3P 등으로 영토를 확장하면서 13년째 미국의 최고 부자로 군림해 ‘컴퓨터의 황제’로 불리고 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