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리더스포럼]디지털 컨버전스 시대의 IT서비스

[IT리더스포럼]디지털 컨버전스 시대의 IT서비스

 최초의 컴퓨터로 알려진 ‘에니악(ENIAC)’은 1946년에 개발됐다. 1만7000여개의 진공관을 사용한 중량 30톤의 거대한 에니악은 초기에는 1주일에 두 번 고장이 날 정도였다고 한다. 그후 약 2년마다 컴퓨터의 성능은 두 배로 강해졌고, 현재 성냥갑 크기만 한 컴퓨터가 등장했는가 하면 앞으로는 각설탕만 한 컴퓨터를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한다.

 이렇듯 성능과 크기에서 컴퓨터가 엄청난 발전을 하고 있는 ‘디지털 시대’가 왔다. 디지털 세상을 주도하는 세 가지 요소는 하드웨어·통신·소프트웨어다.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 하드웨어와 통신은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반면에 소프트웨어는 상대적으로 뒤떨어져 있다. 그러나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디지털화의 핵심은 ‘소프트웨어’며 앞으로는 소프트웨어가 인텔리전트화를 좌지우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IT강국이라면서도 최근 소프트웨어 및 IT서비스 산업이 활력을 잃고, 성장에 도전을 받고 있다. 부가가치를 인정받았던 80·90년대와 달리 기술이 보편화하고 새로운 수요에 실패하면서 IT서비스 산업이 예전에 비해 프리미엄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IT서비스 산업에 대한 구매처의 불합리한 관행이 지속되고 있는 탓도 있다. 다행히도 최근에는 IT서비스에 대한 사회적 풍토가 잘못됐다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했고 점차 바뀌는 분위기다. 소프트웨어 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줄 수 있는 의미 있는 변화가 시작된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 IT서비스 업계가 지속적으로 정부에 건의해왔던 SW사업계약조건 제정으로 사업환경 개선을 위한 기반이 마련됐다. 구체적으로 SW저작권의 귀속, 과업내용 변경에 대한 대가 지급, SW개발인력의 탄력적 활용 가능, 하자보수와 유지보수 구분의 명확화가 반영된 ‘SW사업계약조건’과 ‘SW사업의 제안서보상기준 등에 관한 운영규정’ 등이다.

 또 ‘테크놀로지 컨버전스’를 넘어 산업 간 경계가 무너지고 있는 ‘비즈니스 컨버전스’ 시대를 맞아 IT가 신사업 개발 리더십을 확보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의 변화다. 현재 IT서비스는 SW 엔지니어링과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리엔지니어링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 디지털 시대의 핵심인 SW를 기반으로 IT서비스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여건을 감안, IT산업은 점차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대감이 커진만큼 IT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체질개선의 필요성 또한 강하게 대두하고 있다. 이미 국내 IT산업의 경쟁 상대는 글로벌 회사다.

 따라서 IT산업을 선진 서비스 모델로 전환해야 한다. 또 장기적 관점에서 핵심역량을 중심으로 전문성을 키워서 고객과 상생해야 하며, IT산업에서도 고급 전문 직종을 만들어내야 한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IT서비스를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맞춰 철저히 정제된 엔지니어링 과정으로 제공하는 고도화 전략이 필요하다. 서비스 엔지니어링을 통해 IT서비스 제반 활동을 체계화하고 전문화해야 한다. 또 전문화된 환경에 맞춰 일하는 방법을 개선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개발센터 활용, SW 재사용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 이 외에 성장을 주도할 신규 서비스 모델을 꾸준히 찾아 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SW사업계약조건 신설로 SW 산업 발전을 위한 큰 틀은 잡혔다. 또 디지털 컨버전스 시대에 IT서비스 산업은 재도약을 위한 전기를 맞고 있다. 국가와 산업의 미래를 만들어 나갈 IT서비스의 경쟁력 제고가 필요한 시점이다.

◆신재철 LG CNS사장 ccshin@lgc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