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가 일본 소비자PC 시장에 다시 한번 도전장을 던졌다. HP가 일본에서 기업용을 제외한 PC사업을 재개하기는 4년 만이다.
지난 3·4 분기 PC시장에서 델을 제치고 1위에 오른 HP는 인터넷·전화 등을 통한 직접판매 방식으로 일본 소비자PC 시장에 다시 진출할 계획이라고 PC월드가 전했다. HP는 컴팩을 인수한 이후 줄곧 기업 시장에 주력해 왔으며 사실상 소비자를 겨냥한 사업은 포기한 상태였다.
일본HP 타카푸미 오카 사장은 “이번 결정에 확신을 가지고 있다”며 “HP 입장에서 중요하면서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HP는 일본 시장을 겨냥해 데스크톱PC 3개 모델을 선보였으며 이번 정식 발표에 앞서 6개월 전부터 노트북과 관련한 물밑 마케팅을 진행하며 사전 분위기를 잡아 왔다.
HP는 일본에서 중간 도매상을 거치지 않고 직접판매 방식으로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이미 인터넷과 전화를 기반한 유통 채널을 구축했다. 또 다음 주 안에 도쿄에 HP 단독 브랜드로 3개의 미니스토어를 열고 PC 제품을 전시하며 구매 주문을 받는 등 안테나 채널로 활용할 계획이다.
특히 HP는 일본 내에 생산라인을 설립하고 원하는 사양을 요구하면 이에 받게 맞춤형PC를 개발해 주는 ‘BTO(built-to-order)’ 서비스를 제공해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하기로 했다. HP가 미국을 제외하고 현지에 생산 기반을 구축하고 PC 판매에 나서기는 일본이 처음이다.
HP 리차드 워커 부사장은 “HP 점유율과 브랜드를 고려할 때 일본은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시장”이라며 “차별화한 기술·서비스·상품으로 일본 PC시장에서 HP 인지도를 올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정확하게 목표치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2∼3년 내에 두 자리수 점유율을 확보하겠다고 덧붙였다.
IDC에 따르면 일본PC 시장은 이미 성숙돼 있고 지난해 3분기를 기준으로 NEC가 20.8%로 점유율 1위를 달리고 후지쯔· 도시바 등이 두 자리수 점유율을 유지하는 등 전통적으로 토종 브랜드가 강한 지역으로 인식돼 왔다. 외산 브랜드로는 유일하게 델이 점유율 13.5%로 선전하는 상황이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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