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들이여! 고향으로 돌아와 중국을 일으켜다오. 그러나 기술 향상에 도움이 안 되는 외국 기업들은 떠나가 주시오.”
지금 중국 정부의 속내가 이렇지 않을까. 유학생들에게는 어떻게든 중국에서 그 실력을 발휘해달라고 애원하면서 이제 쓸 만큼 쓴 외국 기업은 나가달라는 식이다.
지난 5일 중국은 전국인민대표대회를 개최하고 외자기업의 세제혜택을 없앴다. 비정규직을 마음껏 쓸 수 있던 제도에도 손을 댔다. 달러 벌이를 위해 외자기업 유치에 혈안이 돼 있던 중국은 어디갔나 싶을 정도다. 외자기업이 몰리면서 통화는 넘쳐나고 이 때문에 위안화 절상 압박은 계속되는데다, 더는 배울 필요가 없는 기업까지 물밀듯이 들어오니 이러한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다른 한편에서 자국 유학생이 고국으로 돌아와 창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적극 가동하고 있다. 선진기술을 습득해 자국의 기술로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유학생이기 때문이다. 기자가 방문한 선전에도 유학생 창업 보육 프로그램이 어김없이 마련돼 있다. 선전시는 미국이나 유럽 유학을 마치고 학위를 따 온 유학생이 창업을 하면 30만위안(약 4억원)을 지원한다. 중국 현지의 인건비를 따지면 꽤 큰돈이다. 각종 설계 툴이나 생산 기술과 테스트 장비 등을 지원하는 선전IC 센터를 활용하는 것도 우선권이 보장된다.
유학생이라면 아쉬운 소리를 할 필요도 없고 언젠가는 나가야 하는 불안감도 없다. 중국은 유학생을 첨단산업을 일으킬 귀한 존재로 부각시키고 있다.
유학생 유치 분위기는 중국이 더는 외국기업 유치를 위해 매달리지 않는 것과 상반되면서도 묘하게 맞물린다. 별개의 사안일 수 있지만, 이 두 모습은 ‘생산 중국’을 ‘기술 중국’으로 만드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한다. 게다가 첨단산업은 중국에 여전히 유치 대상이다.
중국의 위협은 생각보다 머지않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중국을 경쟁자로 생각해 벌써부터 경계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가장 큰 시장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추격을 물리치면서 시장 공략을 위한 협력작전을 함께 펼치는 과제가 우리 기업들 모두에 맡겨진 셈이다.
선전(중국)= 문보경기자@전자신문, okm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