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C(디지털미디어센터) 표준화 작업 `지지부진`

 케이블 디지털 전환의 가장 큰 과제인 디지털미디어센터(DMC)의 표준화 작업이 겉돈다. 8개월 넘게 논의를 해왔으나 리모컨 키 명칭 표준안 정도만 마련했다. 사업자별로 투자한 DMC가 다른 상황에서 이해득실이 다를 뿐더러 미들웨어, CAS 문제 등도 겹쳐 앞으로의 논의 진척 속도도 더딜 전망이다.

한국케이블TV방송국협의회는 지난해 7월 ‘디지털케이블TV활성화대책기획단(이하 기획단)’을 구성하고 DMC 표준화 논의를 시작했다. DMC는 디지털방송 신호를 비롯해 전자프로그램가이드(EPG), 각종 부가기능(애플리케이션), 리모컨 인터페이스 등을 SO에 제공한다.

사업자마다 다른 DMC를 표준화하면 소비자는 한 셋톱박스로 어디에서든 케이블TV를 시청할 수 있으며 방송사업자는 다른 사업자가 개발한 서비스도 신속하게 적용할 수 있다. 또 전국적으로 동일한 이미지의 디지털케이블TV 서비스를 홍보할 수 있어 기획단 출범 당시 업계의 기대도 높았다.

당초 기획단은 이르면 작년 말까지 표준화 논의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성과는 리모콘 키 명칭 표준안 정도다. 표준안은 EPG를 채널안내, iTV를 데이터방송으로 명칭을 통일하기로 했다. 그러나 그나마도 실제 표준안이 적용된 리모콘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MSO간 별도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기획단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쉽게 느낄 수 있는 소프트웨어(SW)적인 측면부터 DMC 표준화를 이룬다는 계획으로 사용자인터페이스(UI), 미들웨어 호환성 등을 논의중이지만 아직 뚜렷하게 합의한 게 없다”고 말했다.

표준화 논의 진척이 느린 것은 SO 간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이다. DMC 표준화에는 셋톱박스 미들웨어와 수신제한시스템(CAS)의 호환성 보장이 필요하다. 기존 서비스와는 다른 미들웨어와 CAS 호환성을 보장하려면 추가적인 투자 부담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M&A 문제도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SO간 M&A가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어느 DMC에 맞춰 표준화를 진행하는 것도 문제”라며 “앞으로의 논의도 빠르게 진척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순욱기자@전자신문, choi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