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가 될 기업이 아니라, 이미 스타가 된 기업을 뽑았다. 대구시가 최근 스타기업 육성시책에 따라 선정한 24개 스타기업을 두고 말이 무성하다.
스타기업 육성시책은 김범일 대구시장의 최대 공약이었고, 스타기업으로 선정이 되면 자금 저리 융자, 분양 가점, 세무조사 유예 등 각종 지원프로그램에 우선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스타기업 선정과정에서 치열한 줄대기가 있었다는 후문도 들린다.
결과도 다소 실망적이라는 의견이 많다. 선정에 탈락한 업체들의 불만을 차치하더라도 이번 선정은 특정 기준에 너무 치우쳤다는 분석이다. 대구시는 기업의 성장가능성과 지역경제에 미칠 파급효과를 중점적으로 고려해 선정했다고 주장한다. 물론 심사에는 충실했을 것으로 믿는다. 문제는 지역의 전략산업 분야 성장잠재력이 있는 기업보다는 현재 시점의 매출 규모가 더 큰 기준으로 작용한 듯한 결과가 나왔다는 점이다.
선정된 기업을 살펴보면 매출 50억원 미만 기업은 단 한 곳밖에 없다. 매출 100억원 미만까지 범위를 넓히더라도 8개 업체에 불과하다. 지역에서 신성장 엔진 분야의 기업 대부분이 매출 50억원 안팎에 머물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스타기업으로 선정된 기업 중 전략산업 분야 기업은 몇 안 되는 셈이다.
업종도 편향돼 있다. 전체 스타기업 중 기계금속 및 자동차 관련 기업이 총 12개 업체로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대구시가 디지털콘텐츠 등 SW산업을 집중 육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스타기업에는 불과 4개사만 선정됐다.
스타기업 선정 작업에 참여했던 이들은 선정위원회 위원 대부분이 창투사 등 재무컨설팅 전문가들이어서 이 같은 결과를 가져온 것으로 분석했다.
이 대목에서 대구시가 장기적으로 지역경제에 파급효과를 가져다줄 수 있는 전략산업분야 기업을 선정해 육성할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의지가 있다면 가만 놔둬도 스타기업으로 자라날 기업보다는 전략산업 분야에서 키우면 스타가 될 성부른 기업을 더 뽑아야 했다. 대구시는 스타기업을 향후 5년 내 100개까지 늘려간다. 앞으로 선정될 기업은 매출보다는 성장잠재력에 더 비중을 두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구=정재훈기자@전자신문, jh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