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업계 `특허 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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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업체의 특허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4일 전했다.

시장조사 업체 ‘패턴드 보드’ 조사 결과를 인용해 보도한 이 기사에 따르면 지난 2월을 기준으로 과거 12개월 동안 주요 칩 업체의 특허 건수가 전년에 비해 평균 40% 가량 증가했다는 것. 미국 특허 등록 건수 ‘톱5’ 가운데 브로드컴과 같은 업체는 전년에 비해 57% 늘어났다.

가장 특허 경영에 열을 올리고 있는 업체는 인텔. 인텔은 지난 12개월 동안 1661건을 등록해 칩 업체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0% 늘어난 수치다. 인텔은 ‘컴퓨터 두뇌’로 불리는 마이크로프로세서와 관련한 특허를 집중적으로 출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텔에 이어 2위를 기록한 업체는 마이크론으로 조사됐다. 마이크론은 지난 2002년부터 2005년까지 등록 건수에서 인텔을 제치고 줄곧 1위를 달릴 정도로 기술 확보에 상당한 공을 들여 왔다. 이 회사는 D램을 포함한 메모리 관련 기술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상황이다. 특허 등록에서 인텔에 다소 밀린 이유에 대해 마크 듀란 COO는 “마이크론은 특허 건수와 같은 ‘양’보다는 어떤 특허냐는 ‘질’에 치중한 결과”라고 말했다.

인텔과 마이크론은 특허 수위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낸드 플래시와 관련해서는 서로 손잡을 정도로 전략적으로 특허를 활용하고 있다.

한편 3위는 브로드컴이 차지했다. 브로드컴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57% 증가한 661건을 등록하면서 IBM과 TI를 근소한 차이로 제쳤다.

패턴드 보드는 또 주요 반도체 기업이 특허를 확보하는 이유도 저마다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인텔과 마이크론은 자체 시장과 기술을 방어하는 용도인 반면 퀄컴과 램버스와 같은 업체는 로열티 수익의 일환으로 특허를 경영에 활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텔칩 특허 컨설턴트 데이비드 시몬은 “인텔이 특허를 강조하는 배경은 다른 경쟁 업체를 특허로 옥죄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우리 제품에 보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집어넣기 위한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