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방송하세요(Broadcast yourself).` 지난해 미국 타임지가 ‘올해의 발명품‘으로 선정한 동영상 UCC 사이트인 유튜브의 창업 컨셉트다. ‘전대미문의 발명품’이라는 타임지의 찬사를 받으며, 세계적 포털업체인 구글에 인수된 유튜브의 사례를 볼 때, 최근 우리나라에도 불고 있는 UCC 열풍이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충분히 엿볼 수 있다.
사실 UCC는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새로운 트렌드는 아니다. ‘엽기적인 그녀’라는 흥행작을 탄생시킨 PC통신 문학이나, ‘싸이질’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낸 싸이월드 미니홈피는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UCC의 전형이다. 특히 2003년 제일기획에서 발표한 바와 같이 여러 사회적 이슈에 참여(participation)하며 패러다임의 변화를 일으키는 세대(paradigm-shifter)인 P세대와 인터넷 환경의 새로운 변화를 이끈 웹2.0의 만남은 텍스트나 이미지 위주이던 UCC에 동영상이라는 흥미로운 아이템을 추가하는 결정적 실마리가 됐다. 제시되는 정보의 일방적 수용자에서 벗어나 사회적 이슈에 대한 의견을 자유롭게 표출하는 P세대에게 웹2.0이 선사한 플랫폼은 이들이 인터넷의 ‘주체’로 거듭나도록 날개를 달아 주었다.
이와 같이 웹2.0을 향유하는 P세대에게 초고속 통신망과 고성능 IT기기가 주어지면서 우리나라는 UCC가 성장할 수 있는 더 없이 좋은 환경에 놓여 있다. 이에 따라 정부도 모바일, 전자상거래를 비롯해 신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인터넷TV 등 콘텐츠를 활용한 다양한 사업영역에서 UCC가 활용될 수 있도록 다각적인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우호적인 환경에도 불구하고 콘텐츠를 무단으로 복제하고 퍼나르는 지식재산권 불감증이 UCC 활성화에 부족한 2%로 꼽히고 있다. 정보를 효율적으로 재분배하는 방식의 하나로 여겨지던 ‘펌질’ 혹은 ‘퍼뮤니케이션’이라는 말도 정작 지재권 보호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불법복제·유통으로 인해 콘텐츠 시장을 위축시키는 달갑지 않은 유행어다. ‘User Copied Contents’나 ‘User Carried Contents’라는 신조어가 말해 주듯, 우리가 인터넷상에서 접하는 상당수의 콘텐츠 중에는 순수 창작물은 20%도 채 안 되고 나머지는 기존의 콘텐츠를 무단 복제하거나 짜깁기한 것들이라고 하니 UCC 저작권 인식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부와 프로그램심의조정위원회를 비롯한 관련 기관에서는 공정한 지식재산 이용환경을 조성하고 침해에 대한 엄정한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다만, 자칫 지나친 규제가 갓 잉태돼 수익모델을 찾아가기 시작한 UCC의 성장판을 닫아 버리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어 현재까지는 매우 신중한 행보다. 업계에서도 자체적으로 디지털 저작권 관리(DRM)솔루션을 도입하거나 모니터링을 통해 UCC 저작권을 보호하려는 조치가 이뤄지고 있으며, UCC 이력추적 시스템이나 워터마크 기술도 속속 적용하는 등 UCC 저작권 보호에 분주한 모습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적 조치와 부차적인 자원 배분으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은 UCC를 즐기는 네티즌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
결국 UCC 활성화에서 핵심을 채워줄 2%는 바로 네티즌의 지재권 보호의식과 자발적인 실천이 될 것이다. 한동안 ‘공짜’ 음악을 다운로드할 수 있던 소리바다의 법적 분쟁이나 불법복제로 인해 더 좋은 SW개발의 기회를 잃어버린 수많은 SW업체의 전철이 말해 주듯 지재권 침해는 저작권자는 물론이고 네티즌에게도 장기적으로 결코 득이 되지 않음을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할 때다.
◆구영보 프로그램심의조정위원회 위원장 kooyb@pdmc.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