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토의 수신제한시스템(CAS)이 해킹됐다는 소문이 나돌아 방송산업계가 잔뜩 긴장했다. 이데토 본사가 진위 여부를 조사중이지만 일부 국내외 업체는 사실일 경우에 대비했다. 특히 이데토 CAS를 적용중인 위성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사업자 티유미디어의 대응에 업계의 관심이 쏠렸다. CAS는 유료방송에서 가입 고객만 선별, 콘텐츠를 볼 수 있도록 하는 솔루션이어서 해킹되는 경우 방송사업자 사업모델이 흔들릴 수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데토의 CAS를 적용한 그리스 위성방송사업자 노바그리스(Nova Greece)의 방송이 최근 해킹됐다. 노바그리스는 지난 1999년 설립된 그리스 위성방송사업자로 2006년 말 현재 약 23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이데토 관계자는 “(소문에 대해) 알고 있으며 본사에서 진위 여부와 아울러 사실인 경우 어느 부분이 해킹됐는지 등을 조사중”이라며 “아직 정확한 결론은 내려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데토는 네덜란드에 본사가 있는 DTV, 위성방송, 인터넷TV(IPTV), 휴대이동방송용 콘텐츠 보안 솔루션 전문기업이다.
일부 국내외 업체는 일단 사실로 받아들이고 대비중이다. 노바그리스와 별개로 중동지역 미디어사업자인 아랍미디어코퍼레이션(AMC)은 지난주 카타르에서 수 개 국내외 CAS 업체와 이데토 CAS를 적용한 산하 위성방송에 다른 CAS를 적용할 수 있는지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방송업계는 이데토 CAS와 싸이퍼캐스팅의 CAS를 동시에 적용중인 위성DMB 사업자 티유미디어의 반응에 관심을 집중했다. 방송 플랫폼이 달라도 한 업체의 CAS는 기본적인 로직이나 알고리즘이 동일하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보급된 이데토 CAS 적용 위성 DMB 단말기는 약 300만대다.
티유미디어 관계자는 “아직 해킹 건과 관련된 얘기를 들어보지 못했다”며 “조사해 보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토 관계자는 “만일의 경우 위성방송이 해킹이 됐다 하더라도 CAS 업데이트를 통해 신속하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이데토와 티유미디어의 관계에 변화가 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순욱기자@전자신문, choi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