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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의 멜론은 한국판 아이튠스?`
국내 최대 이동통신사업자인 SK텔레콤이 운영하는 폐쇄형 디지털저작관리(DRM)방식 온라인음악서비스 ‘멜론’이 시장지배적사업자의 우월적 위를 남용했는지 여부를 법정에서 가리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온라인 음악서비스사업자들의 모임인 디지털뮤직포럼(DIMF)이 SK텔레콤에 대해 공정거래거래법상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한 조치라며 고소할 방침을 굳혔기 때문. DIMF는 SK텔레콤 가입자들이 SK텔레콤에서 운영하는 온라인음악서비스 ‘멜론’에서만 음악을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한 정책을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한 조치라고 주장하고 있는 그룹니다.
디지털뮤직포럼(DIMF)의 한 관계자는 “소속사 대부분이 민사소송 제기에 합의해 이르면 이번 주 내에 소장을 제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대해 SK텔레콤은 공식적인 입장 표명은 하지 않고 있다. 실질적으로 소송이 진행되면 절차를 밟아 대응하겠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사소한 부분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사업부 실무쪽에서는 “차라리 이 기회에 확실히 해 보자”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을 정도로 자신감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애플이 자사의 MP3플레이어 ‘아이팟’과 온라인음악 사이트 ‘아이튠즈’를 연결하는 폐쇄적 DRM 정책으로 독점을 꾀했다는 이유로 미국과 유럽에서 피소된 바 있지만 국내에서는 DRM 정책과 관련된 법정 분쟁 사례는 전무하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소송진행 시 법원이 내릴 법적 판단에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DRM 호환 기술 개발 불구 왜 소송하나=DIMF측은 “SK텔레콤의 형식적인 DRM연동으로 생색만 내고 실질적 연동은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제소방침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온라인 음악 이용자의 90% 이상이 사용하는 정액제 요금에 대해 DRM 연동 이뤄지지 않는다면 DRM연동자체가 무의미하다”고 밝혔다.
SK텔레콤 측은 이에 대해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이미 정통부의 권고 사항을 받아 DRM 연동 기술인 엑심(EXIM)을 이용해 호환작업에 들어갔고, DRM 연동이라는 대원칙에 동의했는데 소송은 터무니 없다는 입장. 또 “시기의 문제는 있지만 연동 자체는 문제가 없다”며 “기간제 정액제 모델은 SK텔레콤이 유지하는 비즈니스 모델인데 이것마저 풀어달라는 요구는 지나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어 “반드시 DIMF 소속사뿐만 아니라 다른 사업자도 조건만 맞다면 연동의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설명했다.
◇법적 해석도 양갈래=SK텔레콤이 현재 유지하고 있는 DRM 정책이 과연 공정거래법을 위반하는지 여부에 대해서 법적인 해석도 분분하다. 법무법인 정원의 김재용 변호사는 “비록 요금제가 회사의 정책과 관련된 부분이라 해도 정액제 서비스에서 DRM 호환 거부가 일어난다면 정당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봉의 경북대 법학과 교수는 “불법 시장이 압도적으로 큰 디지털 음악시장에서 폐쇄적 DRM을 통한 경쟁 제한은 미약하다고 본다”며 “지금 단계에서 시장지배적 행위를 판단하는 것은 성급하다”고 말했다.
◇폐쇄적 DRM 정책 해외 판결은?=SK텔레콤과 유사한 DRM 정책을 펴는 곳은 애플, 소니 에릭슨 등. 애플은 자사의 MP3P인 아이팟에 음악 저장하기 위해서는 아이튠스를 통해서만 가능한 서비스 모델을 제공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 EU와 미국 내의 소비자 단체들이 소비자의 권한을 제한한다며 반발하고 있고, 지난 7월 미국에서 소송이 제기됐지만 아직 법적인 결론은 나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유료 음악 시장 80% 이상을 점하고 있는 애플의 서비스와 한국 내 유료 음악 시장 점유율이 절반이 채 못되는 멜론 서비스를 동일 선상에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이수운기자@전자신문, p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