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경제주간지 배런스가 선정한 ‘세계 최고 기업지도자 30인’ 명단에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우리나라 CEO 중 유일하게 포함됐다.
미 투자회사 다우존스가 발행하는 배런스는 2005년부터 매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인 30명을 선정, 발표해 왔다.
자매지인 월스트리트저널 아시아판은 27일자에 기업의 핵심인 CEO들 가운데 미 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인사는 소수에 불과하다며 윤 부회장을 비롯해 루퍼트 머독 뉴스코프 회장, 타타 라탄 타타선스 CEO, 락시미 미탈 미탈 CEO, 앨런모스 호주 맥쿼리은행 CEO, 이와타 사토루 닌텐도 CEO 등 세계 최고 기업지도자 30인에 선정된 아시아태평양 지역 스타 CEO 6명을 두 면에 걸쳐 소개했다. 6명 중 무려 4명이 IT관련 기업에 종사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윤종용(63)=1996년 삼성전자 최고경영자(CEO)로 취임/선정이유:히트상품을 하나씩 차례로 성공시켜며 세계 정상에 오르다=삼성전자가 소니나 메이택과 같은 가전 대기업이 될 것으로 누가 짐작이나 했겠는가.
그러나 윤 부회장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삼성전자가 가능했다.
삼성전자는 세계 휴대전화 시장 판매 실적 3위를 달리고 있으며 세탁기와 냉장고 등 가전 제품의 소비자 인지도 역시 높은 순위에 올라 있다.
또 삼성의 반도체 칩이 안 들어가는 전자제품은 거의 없을 정도다. 윤 부회장은 10년 이상 삼성전자 CEO로 재직하며 삼성전자를 2006년 기준 7조9300억원 순익을 거두는 회사로 탈바꿈시켰다. 근래들어 삼성은 원화가치 상승과 경쟁 심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아시아 외환위기도 버텨낸 삼성의 윤 부회장이라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오는 2010년 매출액을 2004년의 2배로 끌어올리겠다는 자신의 목표에 대해 “자신있다”고 말하고 있다.
▲루퍼트 머독(76)=1953년 뉴스코프 CEO로 취임/선정 이유: 노회한 사자, 인터넷 시장에 뛰어들다=항상 논란거리를 제공하면서도 경쟁이 치열한 글로벌 미디어 시장에서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그가 만든 폭스TV는 ‘아메리칸 아이돌’ 같은 인기 쇼 프로그램 등에 힘입어 엄청난 광고수입을 올리고 있다. 어떤 미디어 그룹 보스도 인쇄 미디어에서 케이블 및 인터넷 미디어로 변화되는 상황을 그보다 잘 활용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1억6000만명의 가입자를 거느린 커뮤니티 사이트 마이스페이스 인수도 성공작으로 꼽힌다. 그가 회장으로 있는 ‘뉴스 코퍼레이션’은 지난 주 NBC 유니버설과 제휴, 구글의 ‘유튜브’와 같은 동영상 공유 사이트를 만들기로 했다.
▲타타 라탄(69)=1991년 타타 선스 CEO로 취임/선정 이유: 코끼리(인도를 빗댄 말) 등에 올라타다=인도 재계의 간판스타로 홍차에서부터 IT까지 전 산업을 망라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그 중 하나인 타타 컨설턴시 서비스(TCS)는 인도 최고의 IT기업이다. 최근에는 타타 스틸의 회장으로서 덩치가 4배나 큰 영국-네덜란드 합작 철강회사 코러스를 120억달러에 인수, 세계 5위의 철강회사를 출범시켰다. 코넬대와 하버드대에서 각각 건축과 경영을 전공하고 인도로 돌아온 그는 150년 전통의 타타그룹을 맡아, 신흥 경제강국 인도를 대표하는 굴지의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이와타 사토루(47)=2002년 닌텐도 CEO로 취임/선정이유: 겜보이(닌텐도의 캐주얼 게임 브랜드)에게 성장하는 법을 가르치다= 불과 1년여 전 마이크로소프트와 소니가 차세대 게임기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때 닌텐도로선 게임이 끝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와타는 혁신적인 게임기 ‘위(Wii)’를 출시해 이런 상황을 바꿔놓았다. 또 정신력 퇴화를 걱정하는 ‘베이비 부머’ 세대를 겨냥해 선보인 뇌단련용 게임기 ‘브레인 에이지’도 미국에서 히트를 쳤고 이는 닌텐도의 수익 증가에 크게 기여했다.게임 개발업자 출신인 이와타는 자신의 전략을 “다른 회사들과 싸우기보다는 ‘비디오게임 외면’에 맞서 싸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윤아기자@전자신문, foran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