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창조 경영’이 화두가 되고 있다. 창조의 원천은 창의력과 사고력이며 이는 지식으로부터 나온다. 책·잡지·신문 등은 말할 것도 없고, 업무와 무관한 폭넓은 지식을 습득해야만 창조적 사고력을 발휘할 수 있다. 앨빈 토플러는 ‘부의 미래’에서 압솔리지(Obsoledge)라는 말을 처음 소개했다. 이는 쓸모없는 것(Obsolete)과 지식(Knowledge)을 결합한 단어로, 지식정보사회에서 무용한 지식을 걸러 내는 것은 미래의 부를 결정짓는 요소라는 것이다. 즉 지식을 만들고, 걸러 내고, 재창조하는 과정에서 생각하는 능력이 생기고 창조적인 것이 만들어진다.
그럼 어떻게 하면 생각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을까. 가토 마사하루의 ‘생각의 도구(Thinking Tool)’라는 책에 이런 말이 있다. 아침에 ‘나는 오늘 빨간색만 보겠다!’고 출근을 하면 평상시 보지 못했던 빨간색이 여기저기서 보인다는 것이다. 전에는 별로 눈에 띄지 않던 빨간색이 왜 그리 많은지, 여자들 옷에도, 건물의 장식에도, 빨간색이 없는 곳이 없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생각의 도구’다.
또 창조적이기 위해서는 일상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미국 벨연구소에는 설립자인 알렉산더 벨의 흉상이 있다. 그 흉상 아래에 ‘사람은 때때로 우리가 많이 다녔던 길을 벗어나서 숲 속의 길로 들어가 봐야 한다. 그러면 전에 발견하지 못한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고 새겨져 있다. 우리는 살면서 가끔은 의도적으로 숲 속의 길을 찾아야만 한다. 그래야 평소 못 보던 새로운 것을 볼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는 ‘파레토의 법칙(80 대 20 법칙)’이 비즈니스 세계를 지배했고, 이를 근거로 ‘선택과 집중’이라는 전략이 생겼다. 하지만 앞으로는 버려지고 주목받지 못하는, 다수 속의 소수가 중요시 된다는 ‘롱테일의 법칙’이 세상을 지배하게 된다고 한다. 좋은 예가 아마존닷컴이다. 아마존닷컴의 베스트셀러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0%밖에 안 되고, 나머지 매출은 대부문 희귀도서 판매에서 나온다고 한다. 이는 온라인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세계적인 스포츠용품 브랜드인 나이키의 경쟁사는 닌텐도라고 한다. 어떻게 게임업체인 닌텐도가 나이키와 경쟁 관계가 된 걸까. 나이키의 고객층인 젊은 사람들이 게임하는 시간을 늘리다 보니 운동화 두 켤레를 사던 고객이 한 켤레만 사게 된다. 부모로부터 용돈을 받으면 주로 신발이나 스포츠 용품 구입에 써 왔는데, 이제는 게임기나 게임용 소프트웨어를 산다. 이 때문에 나이키는 이제는 시장점유율 싸움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점유율 싸움을 하게 된 것이다. 업종 구분이 없는 액체사회가 돼 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세상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바야흐로 웹2.0 시대인 것이다. 이러한 시대에서 창조적이 되기 위해서는 기존 관념을 벗어나 사고의 전환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지난 100년의 변화가 1900년간의 변화를 무색하게 했고, 앞으로 있을 20년의 변화가 지난 100년의 변화를 능가할 것이라고 한다. 그만큼 미래는 지금보다 훨씬 창조적인 사회가 된다는 것이다. 창조란 결코 천재에게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고 어느 날 갑자기 생기는 것도 아니다. 사소한 것을 무시하지 않아야 하고, 사소한 것부터 챙기고 생각하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일상에서 창조적이기 위한 훈련을 해야 하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자기 스스로 변화를 해야지 변화되기를 기다리는 것은 정신병자다!’고 이야기했다. 웹2.0 시대를 맞이해 조금 더 창조적이 되기 위해 새로운 각오와 다짐이 필요한 때다.
◆김인 삼성SDS 대표 inkim@sams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