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이건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제품을 개발함에 있어 기본이 되는 핵심기술은 경쟁력 확보와 미래 성장성을 배가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꾸준히 성장해 나가는 국내 기업들이 기술 개발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원천기술 확보에 온 힘을 쏟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내 게임 업체가 해외 기업들과 당당히 경쟁해 글로벌 게임 개발사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한 해답도 바로 여기에 있다.
한국은 온라인게임 종주국으로서 1년이면 수십에서 수백여개에 이르는 온라인게임을 생산해낸다. 질적인 면에서건, 양적인 면에서건 온라인게임 대국의 면모를 갖추고 있지만 최근 해외 유명 게임 개발사들이 공격적으로 진출하면서 국내 시장에 내놓는 온라인게임도 예년에 비해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개발사들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게 됐다.
이러한 자본과 기술, 개발 노하우까지 갖춘 해외 유수 업체들에 맞서 비교우위를 점하고 경쟁력을 축적해 이들 업체를 뛰어 넘는 글로벌 게임 개발사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해답은 역시 기본에서 찾아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게임 개발의 근간이 되는 게임엔진 기술력 확보가 가장 우선시돼야 한다.
게임엔진은 게임의 퀄리티와 안정성을 결정짓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로, 자동차로 따지자면 엔진이 차량 성능이나 디자인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것과 같은 것이다. 게임엔진은 게임 자체의 그래픽 질을 좌우함은 물론이거니와 온라인게임의 네트워크 환경, 서비스 안정성, 보안 등 전반적인 부분을 지배하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다.
그러나 국내 게임 개발의 현실을 보면 우리나라는 아직 게임 엔진 수입국에 머물러 있다. 국내 기술력으로 자체 개발해 낸 게임엔진을 사용한 게임은 극히 드물다. 대부분 해외 유명 게임엔진을 시용하는 대가로 적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의 비용을 지급하고 있는 실정이다. 앞서 말했듯 게임 개발의 핵심이 바로 게임엔진이기에 국내 게임 개발업체들은 많은 비용 지출을 감수하고서라도 퀄리티 높은 게임엔진을 사용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게임엔진 구입에 적지 않은 비용이 드는 것도 문제지만 이처럼 해외 게임엔진 사용이 계속된다면 결국 국내 게임 개발사는 게임 개발 원천 기술력에서 해외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
코드분할다중접속(CDMA)이라는 기술을 우리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으나 원천기술은 미국의 퀄컴이 보유하고 있어 국내 이통사들이 이를 사용하기 위해 연간 막대한 로열티를 지급하고 있는 상황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내가 지난 3년간 게임엔진 개발에 전력을 다해 온 것도 이처럼 게임 개발의 원천 기술력에 있어 해외에 종속될 우려 때문이었으며, 현재 국내 게임 개발력은 충분히 해외 게임엔진에 견주어 손색이 없을 만한 게임엔진을 개발해낼 수 있다고 자부한다.
‘게임이 가져야 할 최고 가치는 재미다’라는 명제하에 이를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온라인게임의 주요 요소인 시각적인 연출, 안정적인 접속 환경, 사운드 등이 유기적으로 결합돼야 한다. 이를 위해 게임엔진 개발 역량을 갖추는 것은 경쟁력 확보의 필수조건이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5년 후를 내다보는 게임 개발사라면 독자적인 기술력을 확보하며 경쟁 우위에 서기 위해 기본에 충실해야 함을 다시 한 번 인식해야 할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개발자들이 게임엔진에 대한 세계적인 기술력 확보에 매진하고, 향후 그 우위를 점할 때 한국의 온라인게임 강국 입지는 더욱 굳건히 다져질 것으로 자신한다.
이것이 지금 개발 현장에서 뛰고 있는 국내 개발자들의 가장 중요한 몫임과 동시에 미래에 우리가 만든 게임을 즐길 이용자들이나 향후 게임 개발에 뛰어들 미래 개발자들을 위한 책임임을 분명히 느낀다.
◆박성재 실버포션 사장 ceo@silverpoti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