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 미스 다이어리-극장판
20·30대 여성 시청자들의 열광적인 반응 속에 방영됐던 KBS TV 시트콤 ‘올드 미스 다이어리(이하 올미다)가 극장판으로 만들어졌다. TV판의 등장 인물 중 가장 드세고 처절한 캐릭터였던 최미자(예지원)와 지PD(지현우)가 벌이는 시끌벅적, 알콩달콩한 로맨스 대작전이 극장판 ‘올미다’ 의 주된 스토리다.
‘올미다’ 극장판은 비록 소파에 드러누워 가벼운 마음으로 시청하는 TV 시트콤처럼 여전히 가벼운 코미디지만, 그저 웃기는 영화로만 치부하기엔 영화 속 최미자의 시원스러운 외침처럼 순수하고 솔직한 진심이 엿보이는 영화이기도 하다.
스쿠프
런던에서 휴가를 즐기던 미국인 기자 지망생 산드라는 마술사 시드니의 공연에 우연히 참여하게 된다. 마술박스 속에 들어가 있는 동안,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유명 기자 조 스트롬벨의 영혼과 마주치게 된다. 조는 그녀에게 영국 상류사회 최고의 귀족인 완벽남 피터 라이먼이 악명 높은 타로카드 연쇄살인범이라는 일생일대의 특종거리를 안겨준다. 산드라는 특종을 위해 피터가 속해 있는 상류사회에 잠입해 그의 관심을 끌 작전을 펴는데….
오랜 정착지였던 뉴욕을 떠나온 우디 앨런이 런던에서 촬영한 두 번째 작품 ‘스쿠프’. 할리우드식 엔딩의 유쾌함에 환호성을 질렀던 영화팬이라면 우디 앨런 특유의 천연덕스러운 수다와 장난스러운 농담들이 춤추듯 뒤섞여 빛을 발하는 ‘스쿠프’ 역시 가벼워서 즐거운 거장의 소품으로 손색이 없을 것이다. DVD의 영상은 실내외를 가리지 않고 안정된 색감과 일관성을 유지하는 뛰어난 트랜스퍼의 화질이 돋보인다.
조용한 세상
‘일단 뛰어’를 데뷔작으로 연출한 조의석 감독이 오랜만에 내놓은 두 번째 작품 ‘조용한 세상’은 제목처럼 조용한 범죄 스릴러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는 비범한 능력을 가졌으나 도리어 이것이 큰 상처가 되어 버린 사진작가 정호(김상경)와 잇따라 발생하는 소녀들의 실종 사건을 조사 중인 강력반 김형사(박용우). 이 두 남자가 힘을 합쳐 통쾌하게 범인을 검거하는 흥미진진한 미스터리 추리극. 폭력에 핍박받는 소외된 사회 이면 속으로 깊게 파고드는 영화는 의외로 진지하고도 심각하다.
살인마의 행방을 쫓는 영화의 퍼즐 구조는 의외로 허술하고 단선적이라 미스터리 스릴러 특유의 장르적 카타르시스를 기대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