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 디지털 음악 시장의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해 SK텔레콤의 ‘멜론’ 등 기존 유료 서비스에 이어 ‘공짜 음악’의 대명사로 꼽혔던 소리바다와 벅스도 잇달아 유료화 모델을 채택하면서 국내 디지털음악 시장에도 유료화가 점차 뿌리를 내릴 것이란 기대가 높아졌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최근 웹하드 등으로 음악 사용자들이 빠져나가면서 주요 온라인음악 서비스 방문자 수가 수개월째 정체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유료 디지털음악의 비즈니스 모델이 정착하기도 전에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수개월째 정체 지속=멜론·엠넷닷컴·소리바다·벅스 등 주요 온라인음악 서비스들의 방문자 수는 작년 하반기 이후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멜론의 경우 월 방문자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지난해 10월 500만명을 돌파했다. 하지만 이를 정점을 하락하기 시작해 3개월째 420만명 수준에 머물고 있다.
엠넷닷컴도 맥스MP3 합병 효과로 지난해 11월 방문자수 500만명을 기록한 이후 월 방문자 수가 줄면서 지금은 360만명 선을 유지하고 있다.
소리바다는 유료화를 실시한 지난해 7월 이후 방문자가 꾸준히 줄고 있다. 벅스 역시 무제한 다운로드 정액제 실시와 디지털저작권관리(DRM) 해제에도 불구하고 방문자 수는 정체를 계속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보다 심각한 것은 온라인음악 서비스들의 방문자 수가 반등할 모멘텀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웹하드 확산 위협=네티즌들이 웹하드 등 새로운 음성 시장으로 이동한 것이 온라인음악 서비스 정체의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최근 영화나 미국 드라마를 웹하드에서 다운받는 이용자들이 증가하면서 음악도 함께 다운받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영화나 드라마를 웹하드에서 받다가 음악을 받기 위해서 다시 유료 사이트를 찾는 것이 번거롭기 때문. 웹하드의 경우 사용료를 내기 때문에 소비자가 콘텐츠 다운로드가 불법이라는 인식을 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소비자들이 DRM이 적용된 서비스를 불편해 한다는 점과 신규 앨범이 대거 출시되는 4월 이전에 일시적으로 시장이 정체되는 계절적 요인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SK텔레콤 김영석 매니저는 “웹하드 등의 음성시장이 점점 커지는 것이 유료시장 정체의 주 원인”이라며 “웹하드로 인한 정확한 피해 규모 추정이 안된다는 점이 문제”라고 말했다.
◇대응과 전망=디지털음악 업계는 불법 시장 억제를 위한 저작권법 강화를 주장하고 있다. 디지털음악산업발전협의체는 12일 개정 저작권법에 대해 특수 유형의 온라인서비스 제공자의 대상과 이를 통제하기 위한 기술적 보호조치를 보다 강력하게 규정할 것을 요구하는 건의서를 문화관광부에 제출했다고 발표했다.
디지털음악의 유료화 모델이 정착되기 위해선 콘텐츠에 대한 과금이나 기술적 보호조치를 전혀하지 않는 다양한 웹하드에 대해 업계가 공동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동영상·게임 등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이 분산되면서 음악 소비 자체가 줄어드는 것에 대응, 음악 커뮤니티나 UCC 모델 등을 통해 소비자들을 발길을 끌어모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한세희·이수운기자@전자신문, hahn·p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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