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통화품질을 몸소 보여줬던 모델 박혜원(사진)씨가 경쟁사인 KTF의 ‘쇼’ 광고에 등장했다. 이번에는 3세대(G) 서비스에 매료돼 밤새도록 연인과 영상통화를 즐기는 ‘쇼’ 커플로서다. 광고모델들의 번호이동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경쟁사의 모델을 기용해 이통사를 바꾸는 번호이동을 연상시키는 극적인 효과를 불러일으키려는 시도다.
모델 박혜원씨는 SK텔레콤 ‘혜원씨’편의 주인공이었다. “전화했어, 아 전화했다니까” “이젠 거짓말까지 하세요.”“뭐, 그만두자, 힘들다”. 통화품질이 안좋은 서비스를 이용하던 혜원씨가 남자친구와 헤어지는 에피소드를 통해 “SK텔레콤을 쓸 때입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광고가 주는 짧고 명쾌한 메시지를 통해 SKT의 혜원씨라는 별칭까지 만들어준 광고다. 그런 그녀가 이제는 KTF로 번호이동했다. ‘쇼 커플요금’편에 등장한 그녀는 밤새도록 공짜 영상통화를 하기 위해 갖가지 준비를 하는 연인으로 등장한다. 영상통화에 매료돼 ‘쇼’로 옮겨탔다는 의미를 강력히 풍긴다.
이동통신 광고에서 모델들이 배를 옮겨타는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다. SK텔레콤이 메인모델이던 한석규씨가 LG텔레콤으로 옮긴 게 대표적 사례다. 기차를 갈아탄 후 쾌적해진 환경과 서비스에 감동하는 한석규의 모습은 이동전화 번호이동을 직접적으로 강조한 사례다. SK텔레콤의 네이트 메인 모델이던 장동건이 KTF의 월드로밍 서비스 모델로 등장하는가 하면, LG텔레콤의 카이 모델이던 이정재가 KTF의 매직엔 모델로 등장했다. 번호이동 시장을 반영하듯 SK텔레콤의 모델이 경쟁사로 이동한 경우가 다수다.
경쟁사 모델 기용 전략에 대한 효과 논쟁도 뜨겁다. 순간적으로 통쾌하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지만 자칫 경쟁사 모델을 이용했다는 부정적인 인상을 줄 우려가 있다. 기존 브랜드 잔상이 많으면 이미지에 역효과를 줄 수도 있다.
KTF측은 “박혜원씨가 SKT 모델이였다는 것은 광고 제작 후에나 알았다”며 “경쟁사 모델을 기용해 극적인 효과를 불러 일으키려는 의도는 없다”고 설명했다.
김태훈기자@전자신문, taeh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