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뿐 아니라 유럽 통신시장에서도 ‘규모의 경제’ 시대가 시작됐다.
시장조사·컨설팅 업체 PwC는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 전체 통신 부문의 인수합병(M&A) 규모가 지난 2004년부터 3년 동안 316% 성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PwC는 유럽에서 인수합병 거래 금액이 지난 2004년 360억유로(480억달러)에 그쳤지만 2005·2006년 평균 1500억유로(2010억달러)를 넘었다고 밝혔다.
이 기간에 이탈리아 ‘윈드’, 스페인 ‘아메나’가 60억유로에 인수되거나 스페인 ‘텔레포니카’가 ‘O2’를 250억유로에 사들이는 등 ‘빅딜’도 많았다고 덧붙였다.
인수합병 거래는 2004년 433건, 2005년 447건, 지난해 422건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2005년과 2006년 인수합병 중에서는 국제 거래가 42%로 가장 큰 점유율을 차지했으며 개별 국가에서는 외부주주 지분의 매입 혹은 합병이 주류를 이뤘다. 2005년 프랑스텔레콤이 오렌지의 소액주주 주식을 인수하고 아일랜드 ‘에르컴’이 ‘메테로’를 4억2000만유로에 재인수해 통신 시장에 다시 진출한 것을 대표 사례로 꼽았다.
PwC에 따르면 가장 돋보이게 늘어난 투자 유형은 사모펀드와 같은 투자 업체 주도의 거래로 99년 6%에서 2006년 24%까지 치솟았다.
유무선 통합 추세를 반영하듯 이를 겨냥한 인수합병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그리스 유선사업자 ‘TIM 헤라스’가 모바일 비즈니스를 위해 ‘Q텔’을, 스페인 케이블TV 사업자 ONO가 아우나TLC를 22억유로에 각각 인수해 사업을 확장했다.
장비업체도 경쟁을 위해 덩치 키우기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중국·한국 제조업체와 경쟁이 거세지면서 합병을 추진하는 사례가 두들러졌다. 지난해 장비업체 간 인수합병은 2000년 140억유로 이후 가장 많은 150억유로를 기록했다.
PwC 측은 “유럽에서 인수합병이 활기를 띠는 데는 유럽 통신사업자의 재정 상황이 크게 호전되면서 유무선 결합, 해외 시장 공략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때문”이라며 “이런 추세는 올해에도 이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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