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공부중인 카네기멜론대 엔터테인먼트 테크놀러지 센터는 매 학기 한 번씩 콘퍼런스 참가를 지원한다. 이를 활용해 지난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방송 관련 행사 ‘미방송사업자협회(NAB) 2007’에 다녀왔다.
가장 관심을 끈 세션은 NAB와 라디오텔레비전뉴스제작자협회(RTNDA)가 마련한 ‘업로드, 다운로드, 과부하(overload): 2008 대선 미디어 전략’이었다. 제목에서 보듯 블로그와 유튜브 등 ‘온라인 여론’이 2008 대선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를 전망하는 자리다. 우리나라에서도 올 초 ‘UCC를 활용한 대통령 선거 전략 설명회’가 열렸던 기억을 떠올리면서 민주주의의 본산인 미국에서는 ‘온라인 여론’을 과연 어떻게 바라보는지 궁금했다.
관심은 뜨거웠다. 참관인 숫자가 얼추 봐도 500명을 훌쩍 넘겼다. 지난해 미국에서도 좋거나 혹은 나쁜 방향으로 인터넷이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모습을 봤기 때문에 향후 제대로 된 전략을 짜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이었다.
물론 75분에 불과한 시간에 기자의 구미를 확 당기는 결론은 도출되지 않았다. 하지만 개별 업체가 주관해 UCC 선거 전략에 초점을 맞췄던 국내 행사와 달리 다양한 관점에서 ‘온라인 여론 형성’을 바라보는 분위기가 전개돼 눈길을 끌었다. 이를 위해 패널은 NBC 뉴스 사장과 RTNDA 의장 등 기존 미디어와 유명 정치 블로거, 유튜브 관계자, 선거운동 전문가로 다양하게 구성했다.
무엇보다 온라인 여론과 기존 미디어를 분리하지 않고 상호 보완적 관계로 바라보는 분위기가 신선했다. 물론 기존 미디어가 주관하는 NAB 행사의 특성상 미디어의 역할을 강조한 것일 수 있지만 내용 자체도 수긍이 갔다.
미디어 블로그 버즈머신(BuzzMachine.com) 운영자 제프 자비스는 “‘광대한 정보’와 ‘검증된 정보’라는 측면에서 기존 미디어와 온라인 여론 모두 부족한 만큼 양측이 정보의 공유와 검증에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요한 것은 선거를 계기로 어떤 매체가 뜨느냐가 아니라 국민을 위해 일을 할 최적의 사람을 뽑는 것이라는 의미다.
다가올 대선에서는 우리나라의 강력한 온라인 커뮤니티가 기존 미디어와 조화를 이뤄 우리에게 꼭 필요한 사람을 발견하는데 기여했으면 좋겠다.
정진영기자@전자신문, jych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