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칼럼]다시 남북교류의 필요성을 말한다

[통일칼럼]다시 남북교류의 필요성을 말한다

남북교류의 필요성을 논의하는 것 자체가 어떻게 보면 진부한 얘기인지도 모른다. 남북교류 역사가 벌써 20년 가까이 되는 현재의 상황에서 교류의 필요성보다는 어떻게 확대·발전시킬 것인지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남북교류의 필요성에 대해 논의가 여전히 이뤄지고 있는 것은 아직도 남북 교류에서 국민의 광범위한 합의가 없기 때문이다. 대통령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남북교류를 선거정책적 측면에서만 접근할 우려가 많기 때문에 원론적인 측면에서 남북교류의 필요성을 다시 짚어보고자 한다.

 단순히 우리가 한 민족이기 때문에 남북교류가 필요하다는 주장은 이제 별로 설득력이 없다. 남과 북이 같은 민족이고, 그렇기 때문에 남북이 교류해야 하며 궁극적으로 통일을 지향해야 한다는 논리는 적합하지 않다. 국제화·세계화 시대에 민족논리는 충분한 설득력이 없다. 민족논리보다는 우리가 처해 있는 국제적 환경과 우리의 발전방향을 고려한 후에 남북문제를 접근해야 한다. 그래야 당위성을 확보할 수 있고 문제해결의 방향도 바로 보인다.

 남북교류는 먼저 남북 대치에 따른 비효율을 해소해 준다. 남과 북의 정치적·군사적 대립은 군비경쟁을 유발하고 사회의 균형적인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현재 남과 북은 휴전상태다. 이는 전쟁이 종료된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따라서 상대방에 대한 공격은 언제든지 가능하며 이 때문에 군사비 지출이 증가, 남북 양측에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정부 예산규모는 총 237조원이다. 이 가운데 9.9%인 23조4000억원이 국방비다. 북한은 이보다 적은 금액을 국방비로 지출하겠지만, 북한의 경제 규모로 봤을 때 우리보다 부담이 더 크게 느껴질 것이다. 경제논리로만 봐도 매우 비효율적이다. 남북긴장을 완화하고, 휴전협정을 정전협정 혹은 평화협정으로 전환한다면 군사적인 위협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또 복지·경제개발 분야에 더욱 많은 재원을 배정할 수 있다.

 90년대 초반만 해도 남과 북은 서로 독립적인 존재였다. 서로 불편한 관계였고 정치적인 목적으로 서로를 이용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우리의 지위와 역할이 높아지면서 북한과의 관계 설정을 새롭게 모색해왔으며 이는 우리 발전의 밑바탕이 되고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서도 북한과의 화해무드가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국제 금융분야에서도 우리에 대한 투자나 관심의 기준은 북한이라는 변수까지도 포함하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과의 관계는 긴장 완화와 발전에 중요한 과제다. 우리 입장에서 볼 때 남북관계가 안정되고 발전되는 것이 이익이 된다.

 남북교류는 당위적인 문제이자 현실적인 문제다. 남북 관계가 발전되고 교류가 확대돼 위험 요소가 제거되면 시너지효과가 발휘된다. 북한은 우리보다 여유가 없다. 생존과 직결된 문제로 미국과 대척점에 있기 때문에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할 요소가 잠재해 있다. 따라서 이러한 북한의 입장을 완화하고 극단적 요소들을 제거하는 것이 우리를 위해 필요하다.

 이런 방식으로 접근하면 지금 우리가 북한에 저자세로 임하고 있다느니, 일방적으로 퍼준다는 논리는 표면적인 문제에 지나지 않는다.

 남북교류가 우리에게 가져다줄 이익은 매우 크고 또 분명하다. 남북 문제를 좀더 큰 틀에서 접근해야 하는 이유다.

◆유완영 유니코텍코리아 회장 jamesu63@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