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를 맞이해 우리 사회는 방송·통신·컴퓨터 등의 분야가 융합되면서 디지털 컨버전스가 이루어져 다른 분야에서도 급속히 융합형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방송·통신뿐만 아니라 금융·문화·관광 등에서도 컨버전스는 새로운 사회적 코드가 됐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방송과 통신은 디지털 컨버전스의 대표주자가 됐고, 방송과 통신이 모바일 개념을 도입해 미디어 및 통신의 개인화가 급속하게 진행됐다. 지상파 DMB 시스템을 개발해 역사상 최초로 방송시스템을 국제규격화했고 그 시스템으로 전국에서 휴대이동방송을 실시하게 됐다. 이는 세계 최초의 서비스라는 과업도 남겼다.
하지만 한국이 IT 강국임에 대해 반론의 여지를 반영하듯 휴대전화기와 방송수상기 등은 미국·유럽 등의 시장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무선전파를 사용하는 지상파방송 및 휴대이동통신은 각 국의 전파형식에 엄격히 규제를 받고 있어 대부분 현지에서 상품 테스트를 추진하거나, 유사방식을 사용하는 중국에 가서 에어 인터페이스 테스트를 실시하는 중소기업도 많은 실정이다.
대한민국은 휴대이동방송에서 DMB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고 이를 세계 표준화했으며, 그 기술로 유럽·아시아 여러 국가에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하지만 세계 시장에는 지상파 DMB뿐만 아니라 DVB-H·미디어플로·ISDB-T 원세그 시스템 등 다양한 시스템 및 서비스가 경쟁하고 있다. 지금의 시장은 무선 방송·무선 통신의 융합형 서비스로 재편되고 있으며, 세대를 거듭할수록 높아가는 고속, 대용량의 무선 데이터 서비스 기술은 그 대역을 채우기 위해 다양한 실시간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 일본에서 판매되고 있는 일본 이동멀티미디어 방송인 ISDB-Tsb 원세그 수신기의 경우 일본 내부 주요 가전사는 USB 형식의 원세그 수신기를 판매하지 않았으나, 한국의 중소업체들이 원세그 USB 수신기를 대형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공급함으로써 보급 확대를 주도하는 것을 보면 국내에서 모바일테스트베드의 필요성은 더욱 높다고 할 수 있다. 이미 삼성전자 등 국내 굴지의 단말기 업체는 DMB에 DVB-H, 미디어플로를 동시에 수용하는 단말기를 발표하고 있고
이 단말기의 다양한 기능과 콘텐츠를 필드테스트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 지역인 주파수자유지역(FRZ)과 기술자유지역(FTZ)은 국가산업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관련 중소업체의 입장에서는 업체의 비용절감 등 생존과도 관련돼 있다.
1847.2㎢로 서울 면적의 3배에 이르지만 인구는 서울의 20분의 1 수준인 55만명의 제주와 서귀포 지역은 인구 밀집지역 외 대부분 국도의 자동차 운행속도가 평균 60㎞/h며, 또 한라산을 중심으로 견월악(해발 780m)과 삼매봉(해발 150m)을 활용한 OFDM SFN을 구성하기에 좋은 조건으로 한라산을 경계로 완벽한 전파의 차폐가 이루어진다. 이 때문에 한라산 주변 이동측정 경로의 테스트조건은 최적이라 할 수 있다.
더욱이 제주국제자유도시는 이미 IT산업에서 기술자유지역과 주파수자유지역으로 선포했고, 다양한 통·방융합의 항구적인 테스트베드를 지향, 세계 정보통신지역의 선도지역(특별법 215조)으로 제주특별자치도 전체를 활용하고자 각종 정책을 개발하고 있다. 통·방 컨버전스 테스트베드 정책은 이제 국가 차원에서 고려해야 한다.
◆김인환 제주지식산업진흥원장 ceo@jejukip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