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부가 이른바 ‘불필요한 일 버리기’에 나섰습니다. FTA에다 새로운 산업창출 등 가중되는 업무에 대비하면서 가치가 낮은 일을 버려 시간과 여력을 확보하자는 취지입니다.
‘불필요한 일 버리기’에는 모두 116건의 의견이 접수됐고, 이가운데 우선 시행할 10개 과제도 선정됐다고 합니다. 간부회의를 통해 매월 추진상황도 점검할 예정이라는군요.
내용을 보면 정부뿐만 아니라 기업체·연구기관 등에서 지적됐던 것들이 많습니다. ‘1페이지 보고 원칙’ ‘구두 및 SMS보고 활성화로 서류생산 최소화’ ‘회의 시간 30분이내 단축’ ‘과도한 보고서 꾸미기 지양’ 등입니다. 또 국회 대기 인원을 최소화하고 중요도가 낮은 단순·반복적인 업무는 산하기관 등에 그 권한을 위임하자는 내용도 있습니다. 이런 것들만 잘 지켜져도 분명 달라보일 겁니다. 또 다른 정책이나 대 국민 서비스를 준비하는 데 지금보다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산자부의 ‘불필요한 일 버리기’에는 다소 아쉬움도 남습니다. 보다 큰 의미에서 다른 부처에서 더 잘 할 수 있는 업무는 과감히 해당 부처로 이관하는 것, 시대가 변해 중요도가 낮아진 업무는 아예 털어내는 것 등이 새로운 업무를 준비할 여력을 버는 수단이 아닐까요.
물론 이런 문제가 산자부 만의 일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뼈를 깎는 노력을 하자더니 때만 밀고 나왔다’는 말을 듣지 않으려면 보다 큰 시각에서의 접근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김승규기자@전자신문, se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