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 더 레코드]소프트웨어 원가는 고무줄이라던데…

 정통부가 30일 ‘소프트웨어 분리발주 가이드라인’을 내놓았습니다. 공공기관으로 하여금 10억원 이상 투입하는 정보화사업 가운데 5000만원이 넘는 소프트웨어를 일부 시스템통합(SI)업체 등에 일괄해 맡기지 말고 따로 발주하라는 겁니다.

그동안 공공기관은 물론이고 민간기업을 포함하는 국내 정보화 시장에서는 SI업체 등에 거의 모든 일을 맡기는 게(도급) 관행이었죠. 발주기관으로부터 기획·구축·유지보수 등 거의 모든 정보화사업 과정을 도급한 업체는 다시 몇몇 소프트웨어 전문업체들에게 일을 나눠 맡겼습니다. 건설업계 등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도급-하도급 구조’인 거죠.

도급업체와 하도급업체 사이에 형성되는 ‘갑·을’ 관계는 명확하다지요. 도급업체에 밉보이면 이른바 ‘그 바닥’에 발 붙이기조차 힘들다고 하잖아요. 첨단 업종인 정보화 시장에서도 갑·을 관계는 마찬가지여서 일개 소프트웨어 업체가 일부 대형 도급업체에 밉보여서는 정말 곤란한 지경에 처할수 밖에 없지요.

소프트웨어 원가는 연구개발투자비·지적재산권·시스템구축용역비 등에 기초하는데,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었다’ 한다지요. 예나 지금이나 “고무줄 원가를 활용해 울며 겨자 먹기로 일부 도급업체에 엉터리 세금계산서를 끊어주곤 한다”는군요. 심지어 “엉터리 세금계산서를 통해 만든 현금을 개인이 착복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설마, 소프트웨어 분리발주로 인해 일부 도급업체에 흘러 들어가던 ‘이상한 현금’이 공공기관으로 방향을 바꾸지는 않겠지요? 앞으로 정부가 잘 지켜봐야겠습니다. 이은용기자@전자신문, ey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