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 제플린’이라는 헤비록 밴드가 있었다. 60년대 말부터 70년대까지 활약한 영국의 4인조 밴드다. ‘소통 단절(Communication Breakdown)’이라는 짧지만 강렬한 데뷔 곡이 있다. 애인과 다시 만나고 싶은 마음을 담았다. 가사에는 없지만 제목만 봐서는 둘 사이에 의견이 잘 맞지 않아 다투고 헤어진 모양이다.
“저 사람과는 말이 안 통해.” 사람들은 남과 말다툼을 하고 나면 이렇게 말한다. 다양한 생각을 한 사람들이 사는 세상에서 의견 대립은 불가피하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 사이라도 그러하다. 방치하면 곤란하다. 자칫하면 관계 단절로 이어진다. 소통 단절은 기업 경영에도 해를 끼친다. 고객과 커뮤니케이션이 제대로 되지 않는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기업 내 구성원끼리 말이 잘 안 통하는데 조직이 제대로 돌아갈까.
기업 경영에 필요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은 많다. 인터넷과 모바일 시대에 들어와 더욱 많아졌다. 언제 어디에서나 의사 소통이 가능해졌다. 그런데 소통이 그만큼 더 활발해졌을까. 정확한 분석이 있어야 하겠지만 현재로선 미지수다. 늘어난 수단이 되레 소통을 방해했을 수도 있다. ‘커뮤니케이션 과잉’이라는 말도 나온다.
결국, 의사소통을 하는 주체는 수단이 아니라 사람이다. 아무리 좋은 수단을 가져도 서로 커뮤니케이션을 더 잘하겠다는 의지나 태도 없이 소통은 이뤄지지 않는다. ‘프로토콜’이 중요하다. 정보 또는 통신기기 간 원활한 정보 교환을 위해 정해놓은 규약이라는 의미의 프로토콜은 대화에도 꼭 필요하다. 공통 인식이라도 있어야 이견을 좁힐 여지가 있다. 프로토콜이 맞지 않은 상태에서 아무리 대화를 많이 해봤자 오히려 감정의 앙금만 더 생긴다.
기업들이 최근 정보기술(IT)을 활용한 내부 커뮤니케이션 활성화에 적극적이다. e메일과 인스턴트메시지, 영상 회의, 이동전화 등 다양한 통신 수단은 물론이고 비즈니스 응용 소프트웨어까지 결합한 ‘통합커뮤니케이션(UC)’ 논의도 활발하다. 이 참에 내부 구성원들이 어떻게, 얼마나 커뮤니케이션을 잘 하는지, 새 수단을 잘 받아들일 환경인지 알아보는 건 어떨까.
신화수 u미디어팀장@전자신문, hssh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