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SW업계에 일본 자금이 몰리는 의미

 흔히 국내 소프트웨어(SW) 기업을 이야기 할 때 빼놓지 않게 등장하는 단어가 영세성이다. 마이크로소프트·오라클 등 거대 글로벌기업과 비교해 너무 덩치가 작다는 것이다. 실제 우리나라 상위 10대 소프트웨어기업의 매출은 몇백억원에 불과하다.

 반면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가 40조원을 넘는 것을 비롯해 미국엔 우리에게 잘 안 알려져 있는 기업 조차도 1조원을 넘는 곳이 여러 곳 된다. 영세성은 규모의 경제가 지배하는 글로벌 경쟁 체제에서 불리할 수 밖에 없고, 글로벌 시장을 지향하는 우리 소프트웨어업체들이 꼭 극복해야할 과제이기도 하다. 이런 참에 일본 자금이 우리 소프트웨어 업체들에 잇달아 들어오고 있다니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일본 대형 투자회사 자프코(JAFCO)를 비롯해 몇몇 일본 업체들이 많게는 550억달러에서 150억달러까지 투자한다고 하니 규모의 경제를 고민하는 우리 소프트웨어기업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뛰어난 기술과 우수한 제품만 있으면 외국 자본을 유치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이번 사례는 특히나 자프코(JAFCO)가 섞여 있어 고무적이다.

 일본 대형 금융그룹 노무라 계열 투자기관인 자프코는 운용 자금만 해도 수 조원이나 되는 대형 캐피털이다. 이미 일본 벤처투자중 상당수가 자프코를 통해 이뤄진 바 있다. 이런 자프코가 최근 1∼2년간 투비소프트를 비롯해 우리 소프트웨어 기업 몇 곳에 투자했다고 하니 그만큼 우리 소프트웨어 기업의 위상이 높아 진 것을 보여주는 것같아 흥이 절로 난다.

 사실 작년에도 노키아가 설립한 벤처캐피털 블루런벤처가 한국시장 진출을 선언하며 국내 기업에 대한 투자 의사를 밝힌 바 있지만 이번처럼 소프트웨어 기업을 주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었다.

 이번 일은 또 소프트웨어 분야에 투자를 꺼리는 국내 벤처캐피털들에게 어떤 시사점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 하다. 물론 철저한 분석을 거쳐야 하겠지만 국내 벤처캐피털들도 차세대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는 소프트웨어 분야에 좀 더 신경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한가지 당부하고 싶은 것은 일본 투자가 늘어 나는 것이 호재임이 분명하지만 투기와는 확실히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흔히 이야기 하는 먹튀나 기술 빼오기에만 관심 있는 투기성 투자는결코 국내 소프트웨어시장에 이롭지 않을 것이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지만 글로벌경쟁이 가속화 되면서 소프트웨어 분야도 메이저 아니면 점점 발을 붙이기 어려워지고 있다.

 우수한 기술과 제품만 있으면 외자를 끌어 올 수 있다는 것이 이번에 잘 증명된 만큼 우리 소프트웨어업체들도 이제 세계적 기술 과 제품 개발에 보다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일부 제조업과 모바일 분야는 아직도 우리가 세계제일의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이를 지렛대 삼아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제품을 개발해 내놓기만 한다면 일본 뿐 아니라 미국, 유럽의 자금인들 국내에 안들어 올 이유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