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할리우드 영화 ‘스파이더맨 3’가 개봉돼 7일이 지났네요. 첫 주에 816개 스크린에서 상영됐는데, 이는 국내 스크린 수의 절반! 7일째로 접어들면서 스크린 수가 650개로 줄기는 했지만, 어느 영화상영관을 가든지 이 할리우드판 ‘거미줄’에 걸릴 수밖에 없는 형편입니다.
10일 주요 인터넷 영화예매사이트에서 ‘스파이더맨 3’ 예매율이 60%를 넘어섰다니, 세계에서 유일하게 자국 영화가 할리우드 영화의 시장점유율을 앞지르던 예년과는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네요. 이에 문화관광부가 바싹 긴장했습니다.
지난달 한미 FTA를 통해 1년 중 73일인 ‘한국영화 의무상영 일수(스크린쿼터)’를 축소·폐지할 수 있되 늘릴 수 없도록 ‘현행 유보’한 것을 두고 영화계 반발이 거센 가운데 ‘스파이더맨 3’의 스크린 점령사태가 일어나 ‘거보라!’는 불똥이 튀지나 않을까 걱정인 거죠. 은근히 스크린쿼터 축소와 맞바꾸는 듯한 느낌을 줬던 ‘영화발전기금 1654억원’의 약발도 시들합니다.
문화부는 그래서 지난 7일 국정브리핑·정책고객서비스(PCRM)·다음블로그 등을 통해 ‘영화산업 지원방안’을 홍보했고, 8일과 10일 영화계 주요 단체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여는 등 흥분(?)을 가라앉히려 노력중입니다.
하지만 언론에 노출될 확률이 거의 100%인 인기연예인들의 ‘스크린쿼터 회복 1인 릴레이 시위’까지 재현될 조짐인데, 문화부가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됩니다. 이은용기자@전자신문, ey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