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최근 벤처투자 자회사 인텔캐피털을 통해 51닷컴·자자·피닉스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아터니티·세도·투터닷컴 등 6개 회사에 3100만달러를 투자했다.
인텔캐피털은 지난 1분기만 전 세계 43개 회사에 1억5400만달러를 투자하며 IT분야 세계 최고 벤처캐피털의 위상을 자랑하고 있다. 인텔이 투자하는 회사는 어떤 곳일까. 최근 사례를 통해 인텔이 지향하는 투자 대상의 유형을 짚어본다.
◇막강한 바잉파워(buying power), 중국을 잡아라=최근 인텔이 투자한 6개 회사 중 두 곳이 중국 기업이다. 하나는 중국 최대 인맥관리서비스(SNS) 업체 51닷컴이고 나머지는 IC디자인 업체 피닉스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다. 인텔은 특히 51닷컴에 전체 3100만달러 중 3분의 1에 달하는 1000만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51닷컴은 지금까지 무려 6000만명의 가입자를 갖고 있으며 매달 500만명이 신규 가입하는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고 있다. 팡 솅동 51닷컴 CEO는 3년 내 나스닥에 직상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으며 얼마 전 미국 1위 SNS 업체 마이스페이스의 중국 진출에 대해서도 “전혀 동요하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피닉스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에 대한 투자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인텔이 다롄에 건설하는 반도체 공장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투자와 사업을 동시에 ‘꿩먹고 알먹기’= 회사의 성장가치에 투자하는 일반 벤처투자사와 달리 인텔캐피털은 인텔 자회사라는 특수성 때문에 모기업의 사업과 시너지가 나는 분야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 투자대상이 된 인터넷전화 업체 자자 역시 지분 인수뿐 아니라 인텔과 인터넷전화 사업을 통해 1030만명에 달하는 전 세계 VoIP 서비스 가입자들을 공략하기로 했다.
이스라엘 애플리케이션 관리 솔루션업체 아터니티도 인텔의 투자를 받는 동시에 인텔 v프로 기술을 이용해 PC를 원격관리하는 솔루션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그밖에 당장은 인텔과 연관이 적지만 차세대 유망기술로 꼽히는 나노·바이오·MEMS 기술 등도 인텔이 선호하는 분야다.
◇해외 우수 기업을 발굴하라=미국 이외 지역의 업체에 대한 투자가 갈수록 늘어나는 것도 또 다른 특징이다. 인텔에 따르면, 1998년 투자 금액에서 차지하던 비중이 5% 미만이던 해외 기업에 대한 투자가 지난해 60%를 넘었다. 지역별로는 아시아가 가장 많았고 이스라엘, 라틴아메리카, 동유럽 업체도 인기가 높았다. 이번에 투자한 6개 업체를 본사가 위치한 지역별로 분류하면 중국·이스라엘·미국이 각각 2개 업체로 해외 비중이 높다.
조윤아기자@전자신문, foran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