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기업의 생존전략 3
아미르 하트만 지음, 조영지 옮김, 시그마북스 펴냄, 1만2000원.
“10년 뒤를 책임질 먹거리, 즉 신사업을 발굴하라.”(2001년 6월 삼성계열사 사장단 회의에서)
“주력 업종의 수익률 저하가 심각하다. 정신 차리지 않으면 5, 6년 뒤에 혼란을 맞을 것이다.”(2007년 3월 삼성 투명사회협약 대국민보고대회)
이건희 삼성 회장의 말에서 6년 사이의 변화가 느껴진다. 삼성전자의 2004년 매출은 57조6300억원이었으나 2006년에는 58조9700억원으로 매출이 정체했고, 최고 주가를 올리던 휴대폰 부문의 순위 하락, 업황 악화로 인한 LCD사업의 부진, 4년연속 생활가전 적자 등 여기 저기서 장벽에 부딪히고 있는 모습이다.
꼭 삼성전자가 아니어도 회사가 발전하고 확장되면 경영 구조도 방침도 바뀌게 마련이고, 침체기가 아닌 과도기가 되기 위해선 그 시기에 적절한 경영 전략을 실행해야만 다음 단계로 도약할 수 있다. 하지만 시기를 놓치거나 제대로 경영하지 못하면 그대로 내리막길이다. 세계의 굴지 기업들 모두 이런 고비를 넘겨 가며 지금의 위치에 이르렀다.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그러한 장벽에 부딪혀 가며 일어나고 또 일어나고를 반복한다. 그들은 그 고비를 어떻게 헤쳐나왔을까?
회사가 장벽에 부딪혔을 때 취해야 할 최고의 전략을 잭 웰치, 존 체임버스, 루 거스트너 등 경영난의 늪에서 살아남은 CEO들에게 듣는 강력한 생존전략 세 가지가 바로 이 책에 실려 있다.
이 책은 ‘무자비한 실행’에 참여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시킨다. 피도 눈물도 없는 경영이라기보다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기 위해 실행해야 할 전략의 본질을 제대로 꿰뚫어 보라는 뜻에 가깝다. 무한경쟁의 시대에 돌입하기 전엔 생각할 필요가 없었던 전략이 필수가 되고, 앞선 경영자가 성공적으로 이뤘던 전략이 지금 상황에는 전혀 맞지 않을 때가 대부분이고, 고급인력과 그들의 성실함에도 성장을 이루지 못할 때, 거기다 불황이 닥쳐 투자자들이 등을 돌릴 때, 이럴 때 CEO는 빛이 날 수도 있고 와르르 무너져버릴 수도 있다. 키를 어느 쪽으로 돌리느냐에 따라 기업이라는 거대한 배와 그 안의 수많은 직원들의 생사가 판가름나기 때문이다. 아울러 장벽에 부딪힌 기업이 다시 일어서기 위해 어떤 전략을 써야 하는지도 함께 지시하고 있다.
이 책은 리더십(전략 재조정), 지배(규칙 재조정), 위기관리 능력(비즈니스 재조정)이 세 가지 전략을 포인트로 잡아 경영에서 이들이 가지는 의미와 그 구체적인 실행 예를 들며 설명한다. 또한, 각 장에는 현재 자신의 경영상태를 점검해 볼 수 있는 체크리스트가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의 메시지는 간단하다. ‘기업이 장벽에 부딪혔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물론 고통스러운 경험일 것이다. 여러분의 기업은 언론매체의 공격을 받고, 시장에서 찬밥 신세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책이 지적하듯이 비즈니스 후퇴가 반드시 재앙을 불러오는 것은 아니다. 탈출구는 반드시 있다. 단지 약간의 이해가 필요할 뿐이다.
김현민기자@전자신문, minkim@etnews.co.kr
표/회사가 장벽에 부딪혔을 때 취해야 할 생존전략 세 가지
전략 내용 예
1. 리더십 성공적이었을 수 있으나 이제는 바뀌어야 하는 그동안의 전략을 재조정하고 CEO의 경영철학이 회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명한다 )잭 웰치(GE) , 존 체임버스(시스코시스템스)
2. 지배=어려운 시기에 적합하기 하지만 적용하기 어려운 규칙을 정하고 그것을 일관성 있게 유지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루 거스트너(IBM), 해리 크래머(박스터)
3. 위기관리 능력=마지막으로 경쟁력을 주는 ‘차이’를 만들어내는 행동은 위기관리 능력에서 나오는 인수, 합병 등의 내용을 설명한다 스티브 카우프만(애로 일렉트로닉스), 댄 바셀라(노바티스), 래리 보시디(하니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