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휴대폰시장, 토종 브랜드 설 땅 점점 좁아져

 휴대폰 최대 생산국가인 중국에서 ZTE 등 OEM 업체들이 급성장하면서 단말기 시장에 커다란 변수로 등장했다.

 이대로라면 가뜩이나 득세하고 있는 노키아 등 외국업체에 시장 전체를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다.

 1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ZTE 등 휴대폰 OEM 업체들이 해외 이통사업자에 대한 공급량을 늘리며 지금까지 저가 토종 브랜드를 판매해 온 닝보버드, TCL 등 자국 업체들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이에 맞서는 닝보버드 등은 저가 기종 중심의 기존 전략을 수정하는 등 고심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OEM 업체들은 주로 영국 등 이통사업자에 공급하는 수출 물량을 크게 늘리고 있다. 생산량으로만 보면 ZTE가 지난해 1500만대를 생산, 중국업체 가운데 1위였던 닝보버드를 제쳤다. 이 회사는 향후 OEM 수요 증가를 노리고 선전 공장에 월 200만대 생산체제를 갖추기까지 했다.

 화웨이테크놀로지도 보다폰 수출 물량이 호조를 보이며 지난해 생산 대수가 전년 대비 71% 증가한 1200만대를 기록했다.  올해는 1700만대를 생산하며 특히 세계적으로 보급이 늘고 있는 3G폰을 축으로 공급량을 늘릴 계획이다.

 ZTE와 화웨이는 휴대폰용 기지국 등 통신설비 생산이 본업이지만 외국 휴대폰 업체들과 긴밀한 유대관계를 지니고 있다는 게 최대 강점. 3G 서비스에 맞춰 휴대폰 업체와 협력하면서 재빨리 신형 단말기를 투입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통신장비에서 쌓은 기술을 활용해 상품 구성에서도 저가 제품 생산에 주력하는 중국업체들에 비해 고부가가치 비중이 월등하다.

 더욱이 이제는 외국업체에게만 OEM 공급하는게 아니다. 중국 최대 통신사업자인 차이나텔레콤에도 저가이면서 고부가 제품을 투입하기 시작했다. 이 영향으로 닝보버드의 ‘버드’ 제품은 지난해 생산대수가 전년 대비 1.2% 감소한 1375만대로 떨어졌고 판매율도 두자릿 수 이상 격감했다. 2위인 TCL도 올 1분기(1∼3월) 휴대폰 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30%나 감소한 212만7000대를 기록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OEM업체들이 이 상태로 공급을 늘린다면 성능 면에서 뒤진 토종 휴대폰 업체들의 설 땅이 점점 좁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