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이동통신 업계가 3G 이후 시장을 둘러싸고 또 한차례 치열한 접전을 예고하고 있다.
한쪽은 CDMA진영을 대표하는 퀄컴, 그리고 다른 한쪽은 NTT도코모를 필두로 보다폰·차이나모바일 등 세계 주요 통신사업자가 참여한 ‘슈퍼3G’ 연합군이 각자 내년 상용화를 목표로 이른바 ‘3.9G’기술을 발표하고 기선 제압에 나선 것이다.
‘3.9G’란 WCDMA 등의 3G와 3.5G로 분류되는 EV-DO·HSDPA 등보다 한 차원 진보된 방식의 통신 기술을 가리킨다. 통신속도는 최대 100Mbps로 4G와 유사하지만 인프라를 새로 구축할 필요없이 기존 3G 네트워크를 업그레이드해 사용한다는 점에서 4G와 다르다.
◇퀄컴 ‘스냅드래곤’ 맞서 NTT도코모 ‘슈퍼3G’ 발표=최근 퀄컴은 3.9G 시장을 겨냥해 개발 중인 차세대 모바일 마이크로프로세서 ‘스콜피온’과 이를 탑재한 모바일 플랫폼 ‘스냅드래곤’의 세부 규격을 공개하고 내년 초 상용화를 공식 선언했다. ‘스콜피온’은 ARMv7 아키텍처를 퀄컴이 라이선싱해 독자적으로 내놓은 65나노 마이크로프로세서. 이 기술은 최고 2100DMIPS(1DMIPS=초당 1백만개 명령어를 처리하는 프로세서 성능 단위)의 속도로 데이터를 처리해 ARMv11을 탑재한 기존 퀄컴칩보다 4배 가량 성능을 향상시킨 것이 특징이다.
‘스냅드래곤’은 이 고성능 프로세서를 이용, EV-DO·WCDMA·HSDPA·와이파이·블루투스 등 현존하는 모든 무선통신 기술을 지원할 수 있다.
반면 NTT도코모는 3G 서비스에서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슈퍼3G’라는 이름의 3.9G 기술에 혼신을 쏟고 있다.
NTT도코모는 최근 2Mbps급과 100Mbps급 2종류의 ‘슈퍼3G’ 기술 규격을 완성했다. ‘슈퍼3G’는 OFCDMA방식을 채택했으며 HD 동영상과 실시간 3D 이미지 등을 끊김없이 전송할 수 있는 것이 강점으로 알려졌다. NTT도코모는 올해 말이나 내년께 2Mbps급 상용화를 위한 기술 표준화에 착수했으며 오는 2010년에는 100Mbps 슈퍼3G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내년 초 승패 가늠, 4G기술과의 관계도 변수=퀄컴과 NTT도코모 어느 쪽이 3.9G 시장의 승기를 잡을 것인지는 서비스가 선보이는 내년 초에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퀄컴은 ‘스냅드래곤’을 하이엔드 이동통신 단말기용으로 오는 연말까지 전 세계 휴대폰 제조업체에 공급해 3G에서의 지배력을 3.9G까지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퀄컴은 CDMA 분야 시장 지배력과 휴대폰 제조업체들과의 제휴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스냅드래곤’ 표준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도 ‘스냅드래곤’을 탑재한 휴대폰 개발에 참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3G 서비스에서 독자표준을 주장했다가 오히려 표준에 밀리는 쓰라린 경험을 한 바 있는 NTT도코모 역시 ‘수퍼3G’에서는 4G 신규투자에 부담을 느끼는 통신사업자들과 NEC 등 일본 통신장비 업체들을 규합해 세를 불리고 있어 만만치 않은 기세다.
한편 3.9G가 4G시장을 잠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4G포럼에 속한 대다수 휴대폰 제조업체들이 퀄컴이나 NTT도코모 어느 쪽 편도 들지 않고 당분간 추이를 관망할 가능성도 크다.
조윤아기자@전자신문, forange@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퀄컴과 NTT도코모의 3.9G 기술 비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