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매년 25% 이상 증가해 온 북미 인터넷 쇼핑 시장이 올들어 성장세가 한풀 꺾이며 정체 국면으로 돌입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러한 추세를 가리켜 미 온라인 쇼핑 산업이 ‘닷캄(Dot Calm)’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닷컴 등장 이후 매년 초고속 성장을 기록한 온라인 쇼핑이 포화상태에 다다르며 정체기를 맞았다는 분석이다.
신문은 온라인 쇼핑이 올해 전체 소매 시장의 5%인 1160억달러를 기록한 후 앞으로 10년 간 성장률 둔화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분야별로는 특히 건강이나 미용관련 상품, 컴퓨터 주변기기, 애완동물 용품 등의 매출 성장률이 급격히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 업체 포레스터 리서치는 올해 온라인 도서 판매 증가율이 11%에 그쳐 지난해 40%에 비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61%에 달한 온라인 의류 판매 증가율은 올해 21%로 낮아지고 애완동물 용품 판매 증가율도 지난해의 81%에서 30%로 둔화할 전망이다. 이밖에 가전, 스포츠용품, 자동차부품, 컴퓨터 주변기기, 음반·비디오 등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 정체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피터리서치는 성장률이 이미 정점에 달했으며 연간 매출 증가율이 지난해 25%에서 2010년 말에는 9%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온라인 쇼핑 시장의 둔화세는 기업들의 실적에서도 나타난다. 대표적 온라인 쇼핑몰 e베이는 1분기 웹사이트를 통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 늘어나는데 그쳤고 온라인 여행 업체인 엑스피디아의 북미 온라인 매출 역시 불과 1% 늘어났다. 온라인 컴퓨터 판매의 강자인 델은 2월 초부터 5월 4일까지 3개월 간 북남미 매출이 89억달러로 지난해 수준에 머물렀다.
이는 소비자 층 대부분이 이미 온라인 쇼핑을 하고 있어 시장이 포화된데다 온라인 쇼핑에서 싫증을 느낀 일부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다시 찾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신문은 전했다.
델의 알렉스 그루젠 소비자 제품 담당 부사장은 “어떤 고객들은 (온라인 쇼핑보다)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직접 구매 방식을 선호하며 쇼핑 자체를 즐긴다”고 분석했다.
조윤아기자@전자신문, forang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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