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 사령탑이 6년 만에 갈렸다. 18일(현지시각) 야후는 테리 시멜 CEO가 물러나고 공동 설립자인 제리 양이 CEO로 복귀한다고 밝혔다. 야후는 또 해외 광고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수잔 데커를 사장 겸 비상임 회장직으로 임명했다. 시멜은 회장 직위는 유지하지만, 의사 결정권은 없다.
제리 양은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임시가 아닌, 구글에 맞서 장기 경쟁을 준비하기 위해 CEO를 맡았다”면서 “기술 인력을 고용, 회사 기술력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
▲뉴스의 눈
오프라인 문화 베테랑인 테리 시멜(64)이 온라인 문화까지 혁신하지는 못했다. 미 최대 영화사인 워너브라더스 매출을 18배 이상 끌어올린 테리 시멜을 영입, ‘온라인 세계의 디즈니랜드’를 만들어보겠다는 야후 전략도 일단 실패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번 경질성 인사는 지난 12일 주주총회가 열린 지 일주일 만에 전격 단행됐다. 주주들은 야후 주가가 1년 만에 10% 이상 추락했다고 시멜을 성토했다. 시멜이 성과에 걸맞지 않는 엄청난 연봉(7166만달러)을 챙긴 것도 눈총을 샀다. CEO 보수가 지나치다고 지적받는 미국에서 그는 지난해 연봉 순위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야후 주주들은 다급했다. 무엇보다 온라인 제국이 구글 위주로 급속히 재편 중이기 때문이다. CTO 사임, MS 인수설 등 최근 야후가 각종 악재에 시달리는 동안 구글 주가는 30%나 올랐다. 이제 구글 1분기 매출이 야후 연간 매출과 맞먹는 상황이다. 오버추어를 인수, 협상 전문가 면모를 과시했던 시멜이 구글을 ‘인수나 해볼까’는 식으로 얕보았던 게 뼈저린 실수다. 일단 주주들은 창업자 복귀 카드를 꺼내들었다. 미 언론계는 대만 이민자 출신인 제리 양(38)의 복귀를 스티브 잡스(애플), 마이클 델(델)과 비교한다. 제리 양이 해야 할 급선무는 돌아서버린 임직원의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묘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직원 대부분이 구글 이직을 꿈꿀 정도로 현 상황은 ‘구글 대 아무개(nothing)’ 구도로 가고 있다. 가트너 마이크 맥과이어 애널리스트는 “경쟁사(구글)에서 맛있는 점심을 먹는 모습을 보고 (임직원들이) 견디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의 야후 상황을 돌려 말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