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포럼]기업 성공은 `좋은 IT 거버넌스`에서

인터넷 거버넌스·통일정책 거버넌스·IT 거버넌스 등 거버넌스(governance)라는 용어는 통치의 다른 개념으로 분야별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1989년 이래 세계은행에서는 ‘좋은 거버넌스’란 ‘부패를 방지하고 사유재산권과 계약을 강화하는 공공제도와 정책을 통해 장기적 경제성장을 하는 데 필요한 조건’이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공직자에게 주는 뇌물 정도는 작은 부패고 막대한 공공자원을 낭비하는 엉뚱한 정책은 ‘그랜드 부패’라고 언급했다.

 2002년 미국 최대 에너지 회사인 엔론의 도산 및 각종 스캔들에 따른 기업에 대한 신뢰 저하는 전 세계적인 주가 하락으로 이어져 S&P 16%, 나스닥 36% 하락을 가져왔다. 그에 따라 기업의 투명성을 강조하는 ‘좋은 거버넌스’를 이끌기 위한 사베인스옥슬리 법안이 나오게 됐다.

또 디즈니의 go.com에 8억7000만달러 투자 손실, 나이키의 잘못된 소프트웨어(SW) 투자에 따른 4억달러 손실 등 ‘나쁜 거버넌스’의 결과는 결국 세계은행이 말한 그랜드 부패로 이어지게 된다.

 특허청을 비롯한 많은 선진 기업은 이미 1990년대부터 IT가 없으면 업무가 돌아가는 않는 즉, IT와 비즈니스가 동일시되었으며 웹 2.0을 필두로 하는 유비쿼터스 환경에서는 오히려 IT가 비즈니스를 선도하고 있다.

그에 따라 IT의 중요성은 날로 증가하고 ‘좋은 IT 거버넌스’만이 각 기관의 존립과 혁신을 좌우하는 근간이 되고 있다.

 그럼 IT 거버넌스는 무엇인가?

 흔히들 이야기하는 서비스지향아키텍처(SOA:Service Oriented Architecture)가 단위 SW를 재사용과 공유가 가능토록 ‘서비스’ 단위로 개발하는 것이라면, 엔터프라이즈아키텍처(EA:Enterprise Architecture)는 건축공사의 설계도처럼 IT 사업의 설계도인 ‘IT 청사진’이다. 반면, IT 거버넌스는 조직의 비즈니스를 성공하기 위하여 IT 관련 프로세스, 인력 및 자산 등의 관리를 잘함으로써 의사결정과 책임을 명확히 하는 것이다.

 법가(法家)의 이론을 집대성한 ‘한비자’에 따르면 조직을 통합하여 자신의 지위를 탄탄하게 하기 위해서는 법(法), 술(術) 및 세(勢)가 필요하다고 했다.

 법은 체계와 신상필벌의 원칙이고 술은 조직 및 신하를 다루는 기술이며, 세는 권세나 권한을 의미하는 것이라 할 것이다. 이것을 IT 거버넌스의 체계에 대비해 보면, 기본 프로세스와 조직·제도는 법(法)에 해당할 것이고 인력 및 시스템은 술(術)에 해당하며 마지막으로 가치관·문화는 세(勢)에 해당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좋은 거버넌스’는 통하게 마련이다.

특허청의 경우 1999년 공공기관 최초로 온라인 서류의 법적 인정을 토대로 한 전자출원시스템으로 조직의 혁신을 이뤘고 24시간 전자출원(any time), 재택 및 이동 근무 체계(any place), 모바일 통지 및 시스템 관리(any device) 등 유비쿼터스 특허청으로의 완성 역시 IT의 결과였다. 그 근간에는 공공기관 최초의 ISO20000·ISO27001·CMMI L4 인증 등의 프로세스 체계 혁신의 중심으로 조직, 시스템 및 문화의 ‘좋은 IT 거버넌스’를 형성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IT 거버넌스’ 체계는 힘차게 돌아가는 팽이와 같아서 한시라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바로 쓰러지듯 특허청은 ‘좋은 IT 거버넌스’ 체계를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인 프로세스 관리 및 조직 혁신활동을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최종협 특허청 정보기획본부장 jonghyub@kipo.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