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러닝을 포함한 기술개발 단계는 기반조성-기술개발-콘텐츠 개발-컨버전스·콘텐츠 공유의 형태로 이어진다. 이 중에서 콘텐츠 공유는 기술과 콘텐츠가 개발된 이후에 자연스럽게 고민되고 제2의 도약을 위한 단계적인 요소다.
2004년 교육부 산하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이 추진한 사이버가정학습체제는 e러닝 콘텐츠 공유사업의 첫 번째 모델이다. 이는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국가적인 공유체제로 그 규모와 기획의도는 타국의 부러움을 샀다. 사실 국가 전체적인 규모로 전국 교육청 중심의 초·중·고 학생을 위한 콘텐츠를 공유한다는 것은 정부의 노력과 지방 자치단체의 수용이 같이 있어야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모델들로 인해 KERIS는 올해 들어 겹경사를 맞이했다. 올 초 유네스코-바레인 국왕 교육정보화상을 수상하고 지난 4월에는 국제 표준의 하나인 IMS 글로벌 러닝 컨소시엄에서 개최한 ‘IMS 러닝 임팩트 2007’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이제는 KERIS가 고등교육에 대한 공유체제를 꾀하고 있다. 이미 발표된 KEM 3.0을 기반으로 국내 학술정보기관, 17개 원격대학, 10개의 권역별 이러닝지원센터 등과 같이 1차적으로 공유체제를 구축하고 콘텐츠를 공유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동시에 해외의 유명한 공유체제를 갖춘 기관들과 협력관계를 맺어 말 그대로 글로벌한 공유체제의 시동을 건 것이다.
이러닝산업발전법을 주도했던 산업자원부도 한국전자거래진흥원(KIEC)을 전면에 내세워 콘텐츠 공유에 대해 노력하고 있다. KIEC는 사실상 국제표준이 될 SCORM 도입 및 국내 확산을 위해 힘써왔는데 SCORM 자체가 콘텐츠 공유에 취지를 둔 재활용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국내 틀을 벗어나 아시아 지역 주도권을 잡게 됐는데 이는 올 1월에 세계 네 번째로 SCORM을 주도한 ADL 이니셔티브와 파트너십-랩을 체결했고, 현재 SCORM 스쿨을 통한 인력 양성사업과 향후 진행될 SCORM 인증 사업 및 기타 사업을 통해 SCORM 저변확대에 힘쓰고 있다. KIEC는 콘텐츠 공유 사업을 위해 2005년부터 업종별 시범사업을 벌였는데, 산업에 적용할 수 있고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 및 콘텐츠 개발에 자금 지원과 컨설팅을 수행했다. 또 그 결과물을 이용해 타 대학이나 기관 그리고 지역 산업체와 협력 방안을 꾀할 수 있도록 했다. 올해도 이런 사업을 계속해서 진행하고 있어 산업 부문에서 콘텐츠 공유활동에 상당 부분 선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에서는 MIT OCW(Open CourseWare)가 콘텐츠 공유의 샘플로 벤치마킹되고 있다. MIT는 자체 운영하고 있는 코스의 정보를 표준틀에 맞도록 구성해 다른 대학에서 공유할 수 있게 했다. 이미 2006년 초에 1500여 강좌를 오픈·공유한 바 있고 지속적으로 그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e러닝 업계에서 MIT의 위상은 큰 폭으로 향상됐다. 이를 모델로 국내에서는 고려대학교가 OCW를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은 2004년부터 국가 지원 하에 NIME(National Institute of Multimedia Education)를 중심으로 NIME glad 프로젝트를 시작해 고등교육·평생교육·직업교육에 이르는 전반적인 고등 교육의 관문(게이트웨이)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외에도 최근 KERIS가 가입한 GLOBE 컨소시엄이 있다.
현재 국내외적으로 e러닝 시장의 흐름이 단순 개발 차원이 아닌 서로 나누는 공유의 문화로 접어들었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생산소비가 증가하고 있는 현상황에서 프로슈머 경제를 논하지 않고는 화폐 경제의 미래를 이해할 수도, 예견할 수도 없다”고 했다. 그래서 시장은 프로슈머로 눈을 돌렸다. 이제 개인이 아닌 대학과 정부 차원에서 바라보려 하고 있다. 개인적 차원 접근보다도 기준을 가지고 정책적으로 접근하고 확대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e러닝이 뿌리를 내린 지 10년이 돼가는 시점에서 공유를 중심으로 새로운 변화를 다시 한번 준비해야 한다.
◆이주형 러닝와이즈컨설팅 사장 alpha@learningwis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