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6일 ‘국회첨단전략산업포럼’이 출범한다. 국회의원 12명이 연구단체를 만들어 우리나라 국부 창출의 상징이던 반도체산업의 지속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말이 지속발전이지, 실제로는 중대한 전환점을 맞고 있는 반도체산업에 대한 돌파구를 찾겠는다는 거대한 활동 목표를 두고 있다고 한다.
현재 우리 반도체산업은 지난 15년동안의 호황을 뒤로 한채 새로운 위기에 직면해 있다. 메모리 중심의 산업 불균형이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은 새삼스럽다치더라도 대만과 중국이 기술과 시장 모두 턱밑까지 추격해온 것은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 오죽하면 주무부처인 산자부도 배경자료에서 ‘큰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에둘러 표현했을까.
바로 이런 시점에서 출발하게 된 포럼은 앞으로 투자확대와 규제완화를 도모하고 제도와 예산지원을 통해 반도체산업 경쟁력 향상에 앞장설 계획이라고 한다. 의원보좌관, 정부 정책실무자, 협단체, 업계 관계자로 된 실무작업반도 구성한다고 하니 모처럼 정·관·산이 힘을 함께하는 초강력 정책개발기구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도 그럴것이 이 포럼은 올초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등이 먼저 정치권에 제안해 성사시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고 보면 포럼의 출범은 좀 과장되게 표현하자면, 국회가 반도체산업 발전을 위해 직접 총대를 메겠다는 뜻이 된다. 각종 산업정책과 진흥법안들이 까닭없이 저지되고 지체되는 사례를 수 없이 보아왔던 정부나 업계 입장에서는 그만한 원군이 어디있을까 싶을 정도로 반갑고 고마운 일이다. 들리는 말로는 산자부도 이 포럼에 큰 공을 들여왔다고 한다. 반도체 산업의 위기가 그만큼 피부로 와닿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국회의원 연구단체. 솔직히 기대반우려반이긴 하지만 이번 만큼은 연구 주제나 타이밍 모두 안성맞춤이라는 점에서 기대 쪽에 더 무거운 저울추를 올려놓고 싶다. 서현진정책팀장 j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