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진구에 사는 회사원 김모씨는 이른 아침 TV 전원을 켠다. TV화면에서 전화 메뉴를 선택하자 모니터에는 최근 통화한 수신자 리스트가 나타나고 김씨는 시골에 계신 부모님을 클릭해 아침 안부인사를 전한다.
이처럼 전화와 TV를 결합한 통신의 새 패러다임이 올 여름 등장한다.
종합유선방송사업자인 씨앤앰(대표 오규석)은 8월부터 TV화면을 통해 통화상대 선택은 물론 통화목록 검색, 다자간 통화 등이 가능한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개시한다고 25일 밝혔다.
그동안 아예 메뉴창이 없거나 정보량이 작은 집전화에 갑갑함을 느껴왔던 사용자들은 앞으로 TV화면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게 될 것이라고 씨앤앰은 덧붙였다.
그야말로 TV, 인터넷, 전화가 컨버전스된 환경을 최적으로 구현한 국내 최초의 인터넷 전화 서비스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했다.
이러한 기능 구현은 인터넷전화를 케이블TV셋톱박스와 연계함으로써 가능해졌다. TV화면을 통해 대상을 선택하고 일일이 전화 버튼을 누르지 않고도 통화가 가능해진다. 또 최근 통화목록 리스트를 검색해 볼 수 있고 문자메시지도 화면을 통해 보거나 발신이 가능하다. 한 사람과 통화하다 다른 사람을 참여시키는 다자간 통화도 할 수 있다.
씨앤앰 고진웅 기술부문장(전무·CTO)는 “타 인터넷 전화 서비스와 달리 서비스 화면을 TV에 구현함에 따라 다양한 부가 서비스가 가능해진다”며 “단순히 회선만 인터넷을 사용하는 타 인터넷전화와 차별화를 꾀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가 이같은 컨버전스를 도모하게 한 것은 결국 인터넷 전화라 할지라도 상호접속료 등을 생각하면 요금으로 차별화하기는 힘든 구조이기 때문이다.
씨앤앰의 한 관계자는 “동일 서비스 가입자와는 무료 통화가 가능하지만 타사 가입자와 통화할 경우 일반 전화와 요금이 비슷하다”며 “요금 차별화보다 기능 차별화에 초점을 맞춰 인지도를 높이고 향후 번호이동에 대비한 포석도 깔고 있다”고 말했다.
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