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있는 유선도 잘라라.’
독일계 이통통신 사업자 T모바일이 와이파이 무선 기술을 이용한 집전화 서비스를 내놓고 미국 안방 시장 공략에 나섰다. AP·블룸버그통신 등은 T모바일USA가 이동통신과 집전화 서비스를 통합한 상품 ‘핫스폿@홈서비스’를 출시하고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섰다고 28일 보도했다.
이 서비스는 가입자 가정에 직접 설치한 와이파이 라우터나 주변 와이파이 라우터를 이용해 저렴한 가격으로 통화를 할 수 있는 상품. 휴대폰 하나로 외부에서는 이동통신망을 쓰고 집에서는 와이파이 커넥션으로 자동 전환해 쓰기 때문에 요금도 저렴하고 편리하다는 게 T모바일 측의 설명이다.
요금은 1인용 서비스에 매월 9.99달러, 5개 휴대폰까지 지원하는 가족용 서비스는 매월 19.99달러이다. 이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와이파이를 인식할 수 있는 별도의 단말기가 필요한데 삼성전자와 노키아가 각각 1종씩 출시한 상태다. T모바일에 따르면 매달 40달러 이상, 2년 서비스를 약정 계약할 경우, 49.99달러에 구매할 수 있다.
T모바일 조 심즈 부사장은 “그동안 고객들은 유선전화 코드를 자르기 위해 오랫동안 기다려왔다”면서 “핫스폿@서비스는 집전화 무선 시대를 앞당기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etnews.co.kr
◆뉴스의 눈
T모바일 ‘핫스폿@홈서비스’는 미국의 전통적 통신업체인 AT&T·버라이즌 등이 장악해 온 유선전화 시장을 T모바일이 뺏어오겠다는 선전포고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T모바일은 미국 최대 와이파이 서비스 가입자를 보유한 업체라는 점에서 영향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현재 T모바일의 와이파이 가입자는 1200만명으로 AT&T·버라이즌·스프린트넥스텔 등 미국 통신업체를 모두 압도하고 있다. T모바일 와이파이 가입자들이 기존의 유선전화 서비스를 버리고 T모바일 집전화 사비스로 넘어올 경우, 집전화가 주류인 유선 시장의 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와이파이 가입자들의 전환 비율이 이번 서비스 성패를 좌우한다는 이야기다.
일단 핫스폿@홈서비스의 통화 품질은 기존 이동통신망을 이용하는 서비스와 별 차이가 없다는 평가다. 또 와이파이 라우터가 설치된 곳이면 집뿐만 아니라 어디서든 통화가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미국에서 와이파이에 접속할 수 있는 곳은 스타벅스를 비롯해 8500개 지역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와이파이에 접속한 후 이동통신망에 연결하면 휴대폰 요금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전용폰으로 출시된 삼성폰과 노키아폰이 통화는 가능하지만 인터넷 접속은 불가능하다는 점 정도가 단점이다.
이 서비스는 LG텔레콤의 ‘기분존’ 서비스와 닮았다. T모바일이 와이파이 무선기술을 이용했고, 기분존은 블루투스를 이용했다. LG텔레콤은 블루투스 기능이 탑재된 ‘기분존 알리미’가 설치된 반경 30m(약 48평) 이내에서는 휴대폰을 사용하더라도 KT 유선전화 수준의 저렴한 요금으로 통화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서비스는 저렴한 유선전화 요금과 휴대폰의 강점인 편리함과 이동성을 결합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지만, 유선 역무침해 주장과 기분존 가입자와 비가입자 간 차별 등 숱한 논란을 만들어내다 요금조정 명령을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