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삼성경제연구소에서 ‘핵심 기능만 빼고 전부 아웃소싱하라’는 내용의 보고서가 업계의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킨 적이 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기업 간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업은 자사의 핵심 기능을 제외한 나머지 비핵심 기능을 외부의 전문가나 기업에 아웃소싱함으로써 비용절감 효과뿐만 아니라 자사의 핵심 역량을 강화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21세기 디지털 경영환경에서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기업들의 주요 관심사가 된 아웃소싱은 최근 들어, 단순 사무 업무 인력 아웃소싱뿐만 아니라 생산·물류·재무·인사·IT 등 그동안 기업이 내부적으로 핵심 기능으로 간주해 왔던 분야까지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이와 같이 아웃소싱이 기업의 보편화된 경영 키워드로 부각되면서 최근에는 아웃소싱 형식의 렌털(임대) 개념이 문서출력 장비 시장에서 기업의 주요 관심사가 되고 있다.
얼마 전까지 프린터·복사기·복합기 등의 문서출력 장비 렌털은 단순히 장비를 값싸게 대여해주고 관리해주는 수준에 머물렀으나 최근에는 출력장비, 소모품, 유지보수 등의 비용을 장당 출력(클릭 차지) 비용으로 환산해 사용한 만큼 비용을 지급하는 렌털 개념 서비스로 진화했다.
더불어 이러한 렌털 서비스를 통해 기업은 자사의 문서출력 환경과 최적의 솔루션을 체계적으로 컨설팅받는 통합출력관리서비스(MPS)까지 제공받을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그룹에 따르면 기업이 문서출력에 소비하는 비용은 연 매출액의 1∼3%에 이를 정도로 막대하다고 한다. 연간 1000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기업은 연간 10억∼30억원의 비용을 문서출력에 소비한다고 할 수 있다.
또 기업은 프린터 전담인력을 별도로 배치하지 않고 구입은 총무부, 관리는 IT부서의 비전문가가 담당하는 등 효율적인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사용하는 장비의 유지보수 비용 증가와 사용량 측정이 어려워 불필요한 출력비용이 투입되는 등 기업의 총소유비용(TCO)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최고경영자 입장에서는 기업 내 문서출력관리가 또 하나의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이와 같이 자체적으로 출력장비를 구매, 유지보수하고 해당 전문인력을 확보하는 등의 비효율적인 문서출력 관리체계를 운용하고 있는 기업에 이러한 프린팅 렌털 서비스는 분명 좋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더불어 외부의 렌털 업체에 문서출력 관리서비스를 맡김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보안 우려도 최근의 프린터 업체의 기술력으로 충분히 해결될 수 있는 문제다. 직원들이 출력하거나 복사한 문서가 스캐닝한 파일로 서버에 보관되기 때문에 누가, 언제, 어디서, 무슨 문서를 출력했는지 쉽게 파악할 수 있으며 특정 단어가 들어간 문서를 출력할 수 없도록 설정하는 기능도 제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기업의 경영활동은 모든 요소를 단일 기업이 소유하고 지배하는 것에 집중해 왔다. 모든 것을 기업 내에서 수행, 많은 물리적 자본과 과잉 재고를 양산하게 됨으로써 기업의 경영환경을 악화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급변하고 있는 경영환경 속에서 기업들이 원가절감과 혁신기술 개발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는 상황에서는 ‘핵심 기능만 빼고 전부 아웃소싱하라’는 이야기는 기업의 피부에 더욱 와 닿는 현실일 것이다.
올해 기업마다 경영키워드로 ‘혁신’을 내세우고 있다. 다양한 혁신 방안 중에서도 기업 내 문서출력 환경의 혁신을 통해 기업의 경쟁력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면 어느 정도의 기업혁신은 달성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기업의 고민과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프린팅 렌털 서비스 채택은 또 하나의 새로운 기업의 혁신 방안이 될 것이다.
◆정영학 한국렉스마크 사장 yhchung@lexmar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