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 더 레코드]눈물겨운 새 도량형 정책홍보

 엊그제 늦은 오후. 7월부터 새도량형 시행으로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산업자원부의 한 관리가 정부과천청사 제 1 통합브리핑실로 들어왔습니다. 그가 브리핑실에 있던 기자들에게 반갑게 손짓을 하며 자료 한 건을 내밀었습니다. “새로 개발한 것인데 한번 보시라”는 겁니다. 제목인즉 ‘알기 쉽게 ㎡를 평으로 환산하는 법’이었습니다.

가령, 면적이 120㎡일 경우 3으로 나누면 나오는 40에서 앞자리 숫자인 4를 빼면 36이 나오는데 이게 바로 대략의 평수라는 공식입니다. 마찬가지로 100㎡는 3으로 나눠서 나오는 33에서 앞자리 3 만큼을 빼면 30이 나오죠. 결국, 100㎡는 약 30평에 해당한다는 것입니다.

산자부 공무원 몇이 머리를 맞대고 연구한 끝에 나온 이 공식은 어쩌면 별것 아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결과는 ‘어떻게 하면 법정 계량단위를 국민에게 잘 홍보할 수 있을까?’ 하는 열정이 없으면 나올 수 없을 것입니다.

7월 부터 법정계량단위 사용이 의무화되면서 산업계와 소비자들은 그동안 가만있다가 갑자기 강제적으로 시행할 수 있느냐고 볼멘소리를 합니다. 그러나 정부는 지난 61년부터 ‘계량법’을 제정해 비법정계량단위를 못 쓰게 했고 2000년과 2001년에 걸쳐 재 시도를 했답니다. 기자인 저도 관심 분야가 아니어서 그런 사실조차 몰랐습니다. 그래서 대대적인 홍보가 부족했다는데 조금은 동의합니다. 그러나 이날 ‘신 공식’은 법정계량 단위를 알리려는 정부의 노력으로 충분히 평가받을 만한 것이었습니다. 주문정기자@전자신문, mjj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