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마이크로소프트(MS) 위력이 예전만 못할 것이라는 징후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연초 요란하게 등장한 새 운용체계(OS) ‘윈도비스타’의 효과가 기대 이하인 데다 윈도 개발자도 감소 추세에 있는 것.
5일 ZD넷은 영국발로 ‘PC의 제왕 델’마저 PC 판매때 OS를 윈도비스타로 업그레이드하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1GB 메모리면 윈도비스타 구동에 문제없다는 MS 설명과 달리, 소비자들은 2GB 메모리도 부족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애플리케이션 호환성 문제로 하반기 출시되는 윈도비스타 서비스팩1(SP1) 출시 때까지 OS 업그레이드를 미뤄놓자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나일 피츠제라드 델 유럽 클라이언트 서비스 부문장은 “금요일까지 윈도XP를 쓰고 월요일부터는 윈도비스타를 쓰기에는 비스타의 단점이 적지 않다”면서 “무조건 OS를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영업 전략에서 한발 물러나 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 기관인 가트너도 ‘윈도비스타가 시장을 자극하지 못했다’는 요지의 분석 자료를 최근 발표했다.
올해 PC 시장(대수 기준)이 작년 대비 11% 성장, 2억5710만대가 팔려나갈 것으로 예측되지만, 윈도비스타가 일으킨 PC 교체 수요는 거의 없다는 것. 오히려 MS가 PC업계의 도움을 톡톡히 볼 모양새다. 개발도상국가에서 폭발적인 PC 수요가 발생(전체 신규 수요의 51%), 윈도비스타 판로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개발자들 사이에서 윈도를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플랫폼으로 선택하는 비율도 줄고 있다. 에반스데이터서베이가 미국 개발자 4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74%까지 치솟았던 윈도 채택 비율은 올해는 12% 낮아져 64.8%를 기록했다.
에반스 측은 “노벨·리눅스 등 오픈 플랫폼이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윈도 비중은 내년에는 2% 더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의 반독점 소송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MS는 구글의 주장을 받아들여 데스크톱 검색 기능을 제한한 윈도비스타 프로그램을 일부 변경할 예정이라고 밝혀 반독점 소송을 피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5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구글은 “MS의 현재 수정안이 부족하다”면서 “MS 반독점 합의 위반 여부에 대한 재심사를 승인해달라”는 청구서를 워싱턴 연방법원에 제출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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