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대륙은 지금 모바일 혁명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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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대폰이 ‘검은대륙’을 강타하고 있다. 90년대 중반만 해도 아프리카의 휴대폰 사용자는 전 지역을 통틀어도 뉴욕 같은 대도시 한 곳만도 못 미쳤다. 하지만 최근에는 은행·교육 부문은 물론 심지어 범죄에 이르기까지 사회 곳곳에서 휴대폰을 이용한 모바일 열풍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 포화에 허덕이는 전 세계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아프리카로 눈을 돌리고 있다.

 ◇휴대폰 사용자 2억명 돌파=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아프리카 휴대폰 사용 인구는 최근 2억명을 돌파했다. 1억명을 넘어선지 단 2년 만에 두 배나 증가할 정도로 성장세가 가파르다. 이 숫자는 2012년까지 다시 두 배로 증가할 것으로 애널리스트들은 예상하고 있다. 특히 주목되는 점은 아프리카 통신 인프라는 유선망 구축이라는 중간 과정없이 바로 무선망으로 진화했다. 무선 가입자가 유선 가입자의 10배를 넘어서고 있는 상황이다.

 ◇아프리카는 모바일 혁명 중=그동안 아프리카 농부들은 생산물을 팔기 위해 장기 여행을 떠나는 것을 당연시해왔다. 이들은 이제 물건만 보내고 전화로 상담한다. 목수·전기설비사 등 평범한 자영업자들도 마찬가지다. 모바일 응용 서비스도 수준급이다.

 케냐 통신사업자 사파리콤은 올 초 단문문자메시지(SMS)를 이용한 은행 이체 서비스도 제공하기 시작했다. 문자 메시지 인증을 받으면 지역 슈퍼마켓에서 돈을 찾을 수 있어 은행이 없는 낙후 지역에서 환영받고 있다.

 반면, 휴대폰을 이용한 신종 범죄도 심각한 수준이다. 휴대폰 절도, 마약 밀매, 전화 사기 등이 기승을 부린다. 심지어 마피아 집단이 과금을 피하기 위해 이통사 데이터베이스까지 접근, 청구서를 모조리 지워버리는 일까지 벌어졌다.

 한 이통업계 관계자는 “솔직히 아프리카에서는 분실 휴대폰을 모두 없애버리면 고객이 거의 남아나지 않을 정도로 휴대폰 도난과 모바일 범죄가 만연하다”고 말했다.

 ◇통신사업자 ‘3파전’=아프리카 이동통신 시장 구도는 3파전이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MTN나 케냐의 사파리콤과 같은 지역사업자, 셀텔과 같은 중동 기반 이통사, 프랑스의 오렌지와 같은 유럽 기반 대기업 등이 경쟁하면서 시장 규모를 키우고 있다.

 사파리콤 관계자는 “UN은 아프리카 지역의 빈곤 퇴치와 대학교육을 위해 밀레니엄개발계획(MDGs)을 진행 중인데, 모바일 관련 사업이 상당할 정도”라면서 “아프리카 지역이 세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이동통신 시장으로 떠오르면서 이통사업자들 간 선점 경쟁도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etnew.co.kr